직원에게 ‘생리 중’ 배지 달라는 日브랜드…성희롱·사생활 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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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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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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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여성용품 브랜드에서 판매 직원들에게 이른바 ‘생리 배지’를 달라고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생리 중임을 주변에 당당히 알리자는 취지인데, 사생활 침해를 감수하면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여성용품 브랜드 ‘미치카케(michi kake)’가 지난 22일 일본 오사카 다이마루 백화점 우메다점 매장 판매 직원들에게 이 같은 지침을 내렸다고 25일 포브스 재팬 등 현지매체가 전했다.

생리 배지 앞면에는 브랜드 로고가 있고, 뒷면에는 핑크색 모양의 ‘생리짱(ちゃん)’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다만, 배지를 다는 것은 판매 직원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

해당 매장 측은 “일본에서는 여성의 성이나 생리 등을 ‘숨겨야 하는 것’, ‘부끄러운 일’이라고 치부해왔다”면서 “이제는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생리배지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생리 배지의 주목적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다”라며 “생리 중임을 알림으로써 (직원 간에) 배려하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현지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명백한 성희롱이다. 생리 기간 중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될 것이다”,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 직원들의 생리 여부를 굳이 고객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자율에 맡긴다고 해서 강제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오픈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생리휴가 등 여성이 필요로 하는 제도적 장치를 둬야한다. 생리를 오픈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생리 배지는 (생리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동료들에게 굳이 생리 중인 사실을 알리지 않아도 돼 좋다”, “말하지 않고 서로 배려해줄 수 있다” 등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미치카케’ 홍보팀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생리 배지 부착은 회사 자체적으로 시험 운용하고 있는 제도”라며 “향후에도 이 제도를 지속할지 여부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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