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이 987만 파운드(약 146억 원)에 달하는 거액에 팔려 자신의 작품 가운데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정체를 감추고 활동해 ‘얼굴 없는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의 2009년 작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는 3일(현지 시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예상가(150만~200만 파운드)의 5배에 달하는 액수로 낙찰됐다.
‘위임된 의회’는 영국 하원 회의장을 가득 채운 침팬지가 양 쪽으로 갈라져 상대편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은 풍자적 유화다. 10년 전 작품이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둔 시기에 경매에 나와 작품의 가치가 크게 뛰었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영국의 브렉시트 준비가 본격화된 올 3월부터 브리스톨 미술관에서 6개월간 전시됐다.
소더비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브렉시트 논쟁의 어느 입장에 서 있든지, 이 작품이 그 어느 때보다 지금 가장 적절하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작품 판매가 발표된 뒤 뱅크시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밤 경매에서 뱅크시 작품 최고 기록이 나왔다. 이제는 내 소유가 아닌 게 애석할 따름”이라는 위트 있는 글을 남겼다. 뱅크시의 종전 작품 최고가는 2008년 데미안 허스트와 협업한 작품 ‘티 한점 없이(Keep It Spotless·140만 파운드)’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