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에 ‘치즈’ 건넨 이탈리아 기자…“트럼프에 전해라”

  • 뉴시스

미국의 '유럽산 농식품 관세' 정책에 반대 퍼포먼스
폼페이오 "의심할 것 없이 좋은 치즈" 웃으며 응대

유럽 4개국 순방을 시작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순방 첫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로마에 위치한 총리 관저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악수를 나누며 기념 촬영에 나섰다.

평범하게 시작된 촬영은 갑작스럽게 단상으로 올라온 여성의 돌발 행동으로 소란스러워졌다. 여성은 이탈리아 전통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Reggiano·파르메산 치즈) 한 덩어리를 폼페이오 장관에 건네며 “이탈리아의 선물이다”며 “총리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웃으며 치즈를 받아들었고 콘테 총리는 다소 황당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고 WP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고맙다”는 인사가 끝나자 콘테 총리는 여성을 향해 “이만 비켜달라”고 했으나 여성은 “당신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며 받아쳤다. 콘테 총리는 이어 “걱정 말라. 나는 총리로서 내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여성을 끌어내리는 데 경호원들이 동원됐다. 그는 단상 아래로 내려가며 “그것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전해달라. 그리고 그건 우리의 마음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하라. 제발!”이라고 소리쳤다.

콘테 총리는 폼페이오 장관이 들고 있던 치즈를 보좌진에게 건네며 “(기자가) 자신이 이탈리아인임을 증명하는 방식이다”며 상황을 무마시켰다. “좋은 치즈다”고 말하는 콘테 총리에 폼페이오 장관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WP에 따르면 해프닝을 벌인 여성은 이탈리아 풍자 TV 프로그램인 ‘레 이에네’의 알리체 마르티넬리 기자로, 그는 미국의 유럽산 식품 관세 부과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이같은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밝혔다.

마르티넬리는 “이탈리아의 낙농업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포도주와 치즈 등 유럽산 농식품에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 행동은 오직 관세에 대한 것일 뿐”이라며 “이날 사진 촬영 현장에 가기 앞서 치즈를 가방에 챙겼다.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엑스레이 기계도 통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은 매우 행복해보였다”며 “내내 웃고 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한편 이날 콘테 총리와 폼페이오 장관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산업협력과 관세 문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또 러시아, 중국 등과의 전략적 관계를 논의하고 리비아 내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2일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연다. 이후 동유럽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그리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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