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달랐다…퇴임 뒤 ‘대중문화 선도자’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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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5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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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난 전형적인 ‘전임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을 그만둔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 미국 대중문화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테이스트메이커’(tastemaker·유행을 퍼뜨리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그가 출판계와 대중음악계에서 흥행을 유도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은 정치 경력을 끝내고 책을 쓰거나 연설을 하거나 도서관을 짓는 등의 활동을 하는 데 그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더 넓은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오바마 전 대통령은 릴 나스 엑스와 리조 등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곡이 담긴 ‘여름 플레이리스트 2019’를 공개했다. 비욘세와 제이지, 스티비 원더 등 이름만 대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거물급 아티스트들의 곡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여름에 읽을 만한 도서 목록을 올려 75만건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이 명단에는 올해 타계한 퓰리처상 수상 흑인 여류작가 토니 모리슨의 책도 포함돼 있었다.

재임 시절에도 그는 종종 추천도서로 몇 가지 책을 소개했었고, 그 결과 리처드 프라이스의 소설 ‘러시 라이프’ 등의 판매량이 두 배로 뛰는 등 붐을 일으켰다. 휴가 때 들고 다니던 책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제레미 월러크 볼링그린 주립대 대중문화학과 교수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신 대중음악부터 문학 히트작에 이르기까지 과거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인플루언서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그는 미국 문화의 맥을 짚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할 순 없으나, 정치인으로서는 민주당 선거구의 주요 기반인 젊은 밀레니얼 유권자들에게 이 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러크 교수는 자신이 문화적 취향을 공유하고자 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열망에 대해 “계산적인 요소가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지를 조작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내년 출간을 목표로 대통령 회고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출판사와 6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기록적인 베스트셀러 ‘비커밍’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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