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경선 덮친 포퓰리즘 공약…재정부담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2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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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 출처 뉴시스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 출처 뉴시스
차기 영국 총리 자리인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최종 후보에 오른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55)과 제러미 헌트 현 장관(53)이 각종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성격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이 아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진데다 두 후보의 선심성 공약까지 더해져 재정부담 우려가 높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지난주 “2015년부터 4년간 줄었던 교육비 예산을 다시 늘리겠다. 2022~2023년까지 매년 46억 파운드(약 6조7500억 원)를 현금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생과 중등학생의 1인당 교육 예산을 각각 기존대비 500파운드와 200파운드 늘어난 4000파운드(약 587만 원), 5000파운드(약 734만 원)로 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그는 또 브로드밴드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연 소득 5만 파운드 이상인 사람에 대한 소득세를 깎아 주겠다고도 했다. 50만 파운드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인지세를 삭감해주고 경찰 인력을 늘리겠다는 공약도 포함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재정연구소(IFS) 자료를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총 200억 파운드(약 29조3668억 원)의 돈이 필요한 공약들이다.

존슨 전 장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구체적 재원 마련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전반적으로 재정 건전성은 지키겠지만 나를 믿어 달라. 충분히 끌어올 수 있는 현금이 있다”고만 주장했다.

헌트 장관도 현재 19%인 법인세를 유럽 최저인 12.5%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젊은 창업가들의 등록금 대출비를 삭감해주고, 젊은이들이 집을 구매할 때 정부가 보조해주겠다고는 공약도 내걸었다. 그도 국방비와 교육비를 늘리겠다고 했고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은밝히지 않았다. IFS는 “법인세를 12.5%로 낮추면 매년 130억 파운드가 필요하다. 고령화로 건강복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공약들은 국가 부채 및 세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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