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관 침입용의자 변호사 “안씨,北으로부터 생명위협 받아”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8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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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 씨가 보석을 재검토해 달라는 문서와 지인들의 서한 등을 미 법원에 제출했다. 변호인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안 씨의 생명에 대한 북한 정권의 위협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안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임나은 변호사는 전날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출한 보석 재심 신청서에서, 안 씨가 믿을 만한 사업가이자 과거 범죄 기록이 없는 전직 미 해병대원이라며 도주 우려가 없는 만큼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스페인의 형사법 교수 2명의 의견을 인용해, 스페인에선 관련 법에 의거해 비슷한 상황에서 보석이 허가됐을 것이라는 점과 안 씨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모친과 조모를 돌봐야 한다는 이유를 보석의 근거로 제기했다.

스페인 정부는 사건 직후 안 씨 등 가담자들에 대한 송환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고, 이에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4월 안 씨를 체포했다.그러나 임 변호사는 신청서에서 안 씨가 스페인으로 송환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송환이 스페인의 요청에 의한 것이지만, 실제 혐의 대부분을 제기한 건 북한 당국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상호 범죄인인도협정은 물론 외교관계도 없기 때문에 안 씨가 송환돼야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신청서와 함께 법원에 제출된 130여쪽의 관련 문건에는 안 씨의 가족과 친지, 미 해병대 근무 당시 전우 등이 작성한 서한과 안 씨의 사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등이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임 변호사는 안 씨가 북한 정권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안 씨는 체포되기 몇 주 전 FBI 요원들로부터 안 씨의 생명에 대한 북한의 확실한 위협이 있는 상태라는 정보를 전달받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임 변호사는 “북한은 김한솔의 행방에 관한 정보를 캐내거나 정권을 난처하게 한 데 대한 보복으로 안 씨를 붙잡거나 고문을 가하고, 혹은 그를 살해하기 위한 모든 유인책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씨의 송환은 스페인 법정에 서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씨가 소속된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은 최근 웹사이트에 안 씨가 김한솔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안 씨가 김한솔과 가족들을 보호하고, 호위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또 당시 구출작전을 이끈 ‘자유조선’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과 안 씨는 큰 위험을 무릅쓰고, 지난 수 년 간 자유 없이 살아온 사람들을 구출하는 데 개인적 희생을 한 진정한 영웅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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