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메이 총리 정상회담…화웨이 제재 동참 요구하며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4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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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문 이틀째인 4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B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동참 등을 요구하며 영국을 압박했다. 이날 오전 11시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린다.

그는 이날 아침 런던 세인트제임스궁에서 메이 총리와 비즈니스 조찬도 함께했다. 영국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바클레이스 은행,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등의 최고경영자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런던 다우닝가에서 메이 총리와 회담을 이어가며 오후 2시 합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BBC 등 외신들은 양 정상이 화웨이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은 앞서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비핵심(non-core) 부품 공급에 한해 화웨이 참여를 허락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완전한 배제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및 이후 두 나라의 새 무역협정도 주요 의제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영국이 족쇄들을 없애면 큰 무역협정이 가능하다”며 브렉시트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종용하는 글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EU 탈퇴를 전제로 한 무역협정을 거론하는 것은 영국이 EU에 잔류하면 EU의 규제를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영국 도착 직후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런던 버킹엄궁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찰스 왕세자와 비공식 오찬, 찰스 왕세자 부부와 티타임 등을 가졌고, 저녁에는 여왕 주최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공식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 트럭운전사로 복무한 것을 언급하며 “위대한, 위대한 여성”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또 “우리의 승리와 그 유산을 기념하며 먼 미래로까지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 줄 공통의 가치, 즉 자유와 주권, 자결, 법치주의, 권리를 확인한다”며 양국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건배를 제의했다.

BBC 등에 따르면 국빈만찬에는 약 170명의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영국에서는 해리 왕손 및 반트럼프 인사로 유명한 부인 메건 마클 왕손빈을 제외한 모든 왕실 가족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차남 에릭과 부인 로라, 차녀 티파니 등 8명이 나왔다. 가디언은 “대통령이 공식 방문과 ‘가족 소풍(jaunt)’을 병행했다. ‘오래된 왕조(영국 왕실)’와 ‘신출내기 왕조(트럼프 일가)’ 두 왕조의 결합”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기간에도 CNN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영국 방문 직후 트위터에 “방금 영국에 도착했다. 유일한 문제는 미국으로부터 접할 수 있는 뉴스의 주요 소스가 CNN이라는 것”이라며 “잠시 TV를 보다가 꺼버렸다”고 썼다. 또 이어진 트윗에서는 CNN 모회사인 통신사 AT&T를 언급하며 “사람들이 AT&T의 사용이나 가입을 중단한다면 CNN이 큰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해 논란을 낳았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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