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기간에 복수극?…IS 우두머리 “스리랑카 테러는 복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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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30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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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억원의 현상금이 걸려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가 5년만에 건재한 모습을 드러내며 앞으로 '복수극'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IS의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은 29일(현지시간)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등장하는 18분짜리 영상을 유포했다.

영상에는 수염이 덥수룩한 바그다디가 소총을 곁에 두고 앉아 발언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바그다디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의 설교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바그다디에게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금액인 2500만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영상에서 바그다디는 지난 21일 발생한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탄테러'는 '바구즈'를 잃은 것에 대한 자신들의 복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옥돼 있거나 숨진 대원들에 대한 복수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IS는 지난달 미국의 소탕 작전으로 시리아 동부의 마지막 거점인 바구즈를 빼앗겨 본거지 시리아·이라크에서 모든 점령지를 상실했다.

이후 바그다디의 생존 여부와 거처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했다. 그러나 이번 영상으로 바그다디의 건재함이 입증된 것이다.

영상을 검토한 대부분의 대테러 전문가들은 조작이 아닌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다만 2014년 촬영된 모습과는 조금 달라져있다. 몸무게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며, 흰수염이 늘었다.

바그다디는 비록 IS가 바구즈 영토를 잃었지만 서방과의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성전은 심판의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그다디는 스리랑카 테러에 대해 "십자군 앞에 놓인 복수의 일부분"이라며,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IS가 이 영상을 공개한 시점이 이슬람교 금식기간인 '라마단'(5월5일~6월 4일)과 겹친다는 데 주목했다. 그동안 라마단 기간에는 IS의 공격 활동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메시지는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이른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을 자극하기 위함 이라고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분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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