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북러회담, 비핵화 협상엔 큰 영향 못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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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6일 0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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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보도…“김정은, 비핵화 접근법 지지 얻지 못해”
“6자회담 재개?…비핵화 협상 복잡하게 만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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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지지를 얻는 등 외교 목적을 달성하려 했지만, 대미 협상력 강화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윌리엄 코트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러시아담당 보좌관은 이번 북러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약간의 제재 완화와 자신의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 했다”면서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비핵화에 대해 미국과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코트니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러시아, 중국 세 나라를 분열시킬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북한의 대(對)러시아 외교는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고 바라봤다.

특히 그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와 관련, 현실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극동 지역 내 북한 노동자를 허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이행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인의 수는 줄었다는 지적이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대미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와 정상회담에 나섰지만,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북·러 정상 간 만남은 김 위원장이 또 다른 외교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지만 핵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재 국면을 탈피할 수 없다는 교훈을 김 위원장은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여러 국제 사안에서 미국과 대척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에서만큼은 미국의 노력을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러시아가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고 VOA는 전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확실한 태도 변화가 없다면 6자 회담은 비핵화 협상을 오히려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 소재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6자회담을 하게 될 경우 북한을 상대로 나머지 5개국이 협력하기보다 북·중·러 3국이 미국과 일본을 상대하고, 한국은 중재 역할에 나서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트니 전 보좌관도 중국의 진지한 북핵 협상 의지가 없다면 6자회담이 재개돼도 과거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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