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딜’ 받을 의향? 트럼프 “지금 빅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文대통령 “조만간 남북정상회담 추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에서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북한과의 추가 대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옹호하는 북에 대한 경제적 양보는 지금 적기가 아니다”라고 하는 등 한국 측의 입장과 일정 정도 거리를 두며 기존의 원칙론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에 대한 제재도 여전히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12시18분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29분 동안 단독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단독정상회담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함께 배석했다. 이후 28분간의 소규모 회담, 59분간의 확대 회담 등 총 116분 동안의 회담을 잇달아 진행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독회담 모두발언이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스몰딜‘(굿 이너프 딜)을 받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엔 “우리는 지금 빅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중요한 건 우리가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안한다면 오늘 제재 해제와 관련해 논의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럴 것”이라며 “물론 그것(비핵화)이 오늘 우리 회의의 주요 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진 대북제재 유지와 북미대화를 위한 제재완화에 있어 전자에 손을 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우리는 제재가 유지되길 원한다”며 “지금 제재가 공평한 수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부분에 대해선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에 큰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북한이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잠재력만큼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세 번째 회담 계획(3차 북미정상회담)이 있느냐’는 데에도 “일어날 수 있다”고 문을 열어두는 한편 “차근차근히, 그것은 빠른 과정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생산적이고 단계적인 것”이라며 “빨리 진행되면 (북미 사이) 거래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미 정상회담이 계획에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고 언급한 뒤 문 대통령과 향후 한반도 상황에 있어 필요한 논의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에 대해 “위대한 동맹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동일선상에서 ‘남북경제협력(경협)에 자유를 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인도주의적인 것에 대해 나는 솔직히 동의한다”면서도 “우리(한미)는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이 끝난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워싱턴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내에 방한해 줄 것으로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이와 관련 정 실장은 ‘한미정상회담 결과 언론 발표문’을 통해 “양 정상은 톱다운 방식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라며 “차기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나갈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보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통보한 게 아니고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추진하겠다라는 의미”라며 “시기와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여러가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아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라며 “더이상 공개를 못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조기수확론’을 미국 측에 얘기했나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여러가지 방안에 대해 매우 허심탄회한 얘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단독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과는 좋은 회의(2차 북미정상회담)를 가졌으나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는 좋은 관계”라며 “북한에 대해 말하자면 아주 많은 진전이 있었다. 아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김 위원장을 잘 알게 됐고 존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좋은 일이 있길 기대한다. 북한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 다음 회의에 대해서도 잠재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 국민에게 안부를 전하고 동시에 김 위원장, 북한의 주민들에게도 안부를 전한다”며 “우리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훨씬 좋은 관계로 앞으로 계속 대화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신뢰를 보여주고 북한이 대화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해준 데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미동맹이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상당히 좋고 양국관계도 어느 때보다 긴밀하다”며 “두 영부인도 상당히 가깝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문 대통령께서는 미국의 여러 군사장비에 대한 구매를 결정할 것”이라며 “전투기나 미사일 외 여러 장비가 있다. 큰 구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우리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최종적 상태에 대해 완벽하게 단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물샐 틈 없는 공조로, 완전한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공조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얼마 전에 강원도 산불에 주한미군에서 헬기를 내줘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한국 국민에게 대단히 의미있는 날에 미국 의회 상원과 하원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결의안을 가결해주신 데에 감사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주요 주변국인 중국, 러시아에도 감사를 표하면서 “우리(북미)는 많은 진전을 이뤘다. 앞으로 더 대화할 것이다. 김 위원장과 강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두고봐야하지만 희망하건대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 문제는 지역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문제이고 문 대통령의 지도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 “한국에서 미국의 장비를 구매해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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