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레니얼 세대 자산수준, 이전 세대보다 크게 뒤떨어져…노후자금 부족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8일 19시 20분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의 자산 수준이 이전 세대들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자산 축적 수준을 고려하면 이들 세대가 은퇴할 시점인 2050년 즈음까지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은퇴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소비자 금융 설문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순자산은 이전 세대보다 적었다. 선배 세대인 2007년 당시 만 25~35세(1972~1982년 출생)의 순자산 중간값(전체 수치 중 가운데)은 2만5000달러(약 2850만 원)였다. 그러나 이후 세대는 같은 나이대에 한 번도 순자산(총자산-빚)이 2만 달러(약 2285만 원)를 넘지 못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2007~2009년 세계 금융위기 안팎으로 취업하기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 의 직장이 안정성, 퇴직연금 수준 등에서 이전 세대의 직장보다 떨어지는 것을 일차 원인으로 분석했다.

대신 밀레니얼 세대의 부채는 이전 세대보다 적었다. 연준에 따르면 2017년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평균 부채는 4만4000달러(약 5000만 원)로 2004년 기준 같은 나이대인 1969~1979년 출생자의 평균부채(약 4만9000달러)보다 적었다.

다만 이전 세대들은 주택 마련 같이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부채의 비중이 높았다. 2004년 당시 1969~1979년 출생자 28%가 주택담보대출 을 받았다. 반면 주택 소유 비율이 떨어진 2017년 밀레니얼 세대는 19%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의 빚은 주로 학자금 대출에 쏠렸다. 2004년 당시 1969~1979년 출생자의 20%만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반면 2017년 현재 밀레니얼 세대는 33%가 학자금 대출을 선택했다. 학자금 대출 규모도 밀레니얼 세대가 더 컸다. 2004년 당시 1969~1979년 출생자는 학자금 대출 중간값이 1만3000달러(약 1480만 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현재 밀레니얼 세대는 1만8000달러(약 2050만 원)에 달했다.

순자산이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금융 감각을 더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게다가 이전 세대와는 달리 퇴직연금 지급이 기금 운용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확정기여형(DC)이 더 많다. 이전 세대는 운용 실적과는 무관하게 일정 금액의 연금이 보장된 확정급여형(DB)이 많았다. 개인이 퇴직연금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피터 피터슨 재단의 2050 프로젝트로 밀레니얼 세대의 자산 추이를 분석한 윌리엄 게일 연구원은 “아직 밀레니얼 세대의 저축이 정점을 찍는 시기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얼마나 잘 은퇴를 맞이할 지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연금저축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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