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앓던 20㎏ 일본 여성, 목숨 건 출산…“아들 엄마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3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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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을 앓던 몸무게 약 20㎏ 일본 여성이 자신과 태아가 모두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임신 27주 만에 제왕절개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1일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나고야시에 사는 데라시마 지에코(寺嶋千惠子·32) 씨는 난치병인 척수성근위축증(SMA)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그의 몸무게는 초등학교 1학년생 수준인 약 20㎏. 근력이 약해지고 등뼈가 휘는 이 병의 증상 때문이다.

데라시마 씨는 지난해 4월 남편과 함께 나고야 제2적십자병원 주치의에게 임신 사실을 밝혔다. 당시 의사는 펄쩍 뛰었다. 출산과 동시에 태아가 사망할 확률이 높고 산모의 안전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설사 운 좋게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큰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럼에도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데라시마 씨는 출산을 결정했다. 담당 의사도 “내 직을 걸고 출산을 돕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임신 22주째로 접어들면서 데라시마 씨는 견디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아기가 22주째 태어나면 생존 가능성이 50%이고, 하루 더 버틸수록 매일 생존율이 3%포인트씩 올라간다”는 의사에 말에 힘을 얻었다.

27주째 ‘한계’라고 판단한 의사는 제왕절개를 택했다. 이에 따라 체중 776g, 신장 32.5㎝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약 4개월 동안 병원에서 지내며 3.3㎏으로 자랐고, 생후 7개월인 현재 체중이 6.2㎏에 달한다. 데라시마 부부는 모유로 아이를 키우고 지난달 3일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등 행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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