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합의안 3번째 부결…노딜 가능성 높아져(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30일 0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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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브렉시트 합의안 또 부결…바르니에 “노딜 선호하지 않아”
메이 “4월1일 EU와 미래 관계에 대한 대안 모색해야”

영국 의회가 2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또 부결시켰다. 이번이 세 번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표결 대상은 메이 총리가 EU와 함께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 가운데에서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에 한정됐다.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문은 표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메이 총리는 지난 27일 브렉시트 협상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강수를 두며 승인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EU 탈퇴협정은 이날 하원에서 3차 승인 표결 결과 찬성 286표 반대 344표로 끝내 부결 처리됐다.

이날 표결에 앞서 메이 총리와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장관은 “이번 표결은 브렉시트를 5월22일로 연기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앞서 EU 정상들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할 경우 브렉시트를 오는 5월22일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는 4월12일 ‘노딜’ 브렉시트로 EU를 떠나거나 오는 5월에 있을 유럽의회 선거에 참가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간 연장해야 한다.

미셸 바르니에 대표는 이날 바르샤바에서 가진 연설에서 지난주 EU 정상들이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정한 시한은 이날로 만료됐다고 분명히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만약 이번에도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EU 정상들은 다음 달 12일까지 다른 전략을 제안해야 한다는 점을 영국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이 EU 탈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협상 없이 떠날 것이라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EU가 선호하는 선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친브렉시트 보수주의 성향인 유럽 리서치 그룹의 부위원장인 스티브 베이커 보수당 의원은 합의안 부결 직후 메이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베이커 위원장은 메이 총리가 새 지도자를 위해 길을 터주고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됐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커 부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가 메이 총리의 합의안으로서는 마지막 패배임에 틀림없다”며 “그것은 끝났고,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커 부위원장은 “합의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앞으로도 통과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 총리가 자신의 발언을 따라야 할 때가 돼서 유감이다”며 “메이 총리는 새로운 지도자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는 합의안을 이행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는 국가적으로 비극적인 시간이며 에너지의 낭비였다”며 “우리는 더 이상 낭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직후 성명을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성명에서 “우리가 질서정연하게 유럽연합(EU)를 떠나는 것을 지지할 수 없었던 점에 대해 하원의 모든 의원들이 깊은 유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원의 이날 결정의 의미는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부결의 법적 의미는 영국이 다음 달 12일에 EU를 탈퇴할 예정이라는 것이다”며 “단지 14일 만에 말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14일이라는 시간은 합의, 입법, 비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지만 하원은 그럼에도 협상 없이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따라서 이제 우리는 미래에 대한 대안적인 방법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EU가 추가 연장을 해줄 때엔 명확한 목적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며, 다음 달 12일 이전까지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이 이에 만장일치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확실히 했다고 밝혔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것도 포함된다.

메이 총리는 “다음 달 1일 하원은 EU와의 미래 관계에 대한 특정한 대안적 버전에 대해 다수가 합의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며 “물론 모든 선택지에는 탈퇴 협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존 버커우 하원의장을 향해 의회 절차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하원은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해왔다. 27일에는 논의 대상이 된 8건의 선택지를 모두 거부했다.

성명은 “의회는 탈퇴 협정만을 승인하는 것과 미래에 대한 절차를 계속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정부는 국민투표 결과가 요구하는 질서 있는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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