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매케인 비난…공화당 일부 “개탄스러워”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21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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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좋아한 적 없어…공화당에 해 입혀"
공화당 의원들 "트럼프 발언 개탄스러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사망한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에 대한 비판 발언으로 구설을 빚고 있다. 공화당에선 일부 분열 양상까지 엿보인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 홈페이지 게재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 라이마 소재 육군탱크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매케인 전 의원에 대해 “나는 그를 별로 좋아한 적이 없다”며 “(그는) 나를 위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매케인은 가짜, 허위 서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전 의원이 자신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담긴 영국 정보요원의 첩보 문건을 유출했다는 켄 스타 전 특별검사의 주장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은 내가 위험에 빠지기를 기대하면서 이 문건을 연방수사국(FBI)에 넘겼다”며 “그건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또 매케인 전 의원의 오바마케어 폐지 반대투표를 거론, “그는 우리 국가와 공화당에 매우 해를 입혔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매케인이 강하게 밀어붙인 중동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그는 언제나 부시 전 대통령에게 ‘중동으로 가라. 중동으로 들어가라’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7조 달러(약 7872조원) 규모의 전쟁에 돌입했다”며 “수천수만의 시민들, 전반적으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죽었다”고 매케인 전 의원에게 전쟁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매케인 전 의원 장례식을 거론, “나는 그가 원했던 방식으로, 대통령처럼 그의 장례식을 치러 줬다”며 “(그럼에도) 나는 ‘감사하다’라는 말을 듣질 못했다”고 했다. 그는 “그건 괜찮다”면서도 “나는 매케인의 팬이 아니었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언 외에도 최근 며칠 동안 트위터 등을 통해 매케인 전 의원의 문건 공유 논란을 거론하며 “매케인에게는 이보다 더 나쁜 오점들도 많았다”고 비난 발언을 이어왔다.

매케인 전 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미 정계에서 초당적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다. 할아버지, 아버지, 본인까지 3대가 해군 출신으로, 베트남전 참전 이후 포로생활을 하며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비난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니 아이작슨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매케인 전 의원 비난 발언에 대해 “개탄스럽다”고 평가했다. 아이작슨 의원은 “그가 또다시 그렇게 말한다면 향후 7개월 뒤가 개탄스러울 것”이라고 발언, 2020년 대선 과정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왜 영웅적이고, 용감하고, 애국적이고, 고결하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헌신적이며, 가족과 국가와 신에 대한 의무로 살아왔던 나의 벗 매케인 같은 사람을 폄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 등 또 다른 공화당원들은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신 매케인 전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거부감을 우회 표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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