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英, 재투표 하루 앞두고 브렉시트 합의안 개정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2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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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합의안이 브렉시트 위한 최선"

유럽연합(EU)과 영국 정부가 11일(현지시간) 양측 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둘러싼 정치적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타협에 성공했다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나 브렉시트 합의안 개정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가진 후 합의된 개정안이 브렉시트를 위한 최선이라며 영국 의원들은 이제 (개정된)합의안을 승인할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거부할 것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하원은 지난 1월 양측 간 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거부했었다. 이후 메이 영국 총리는 의원들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EU 측과 합의안 개정 협상을 벌여 왔다.

영국 의회는 12일 합의안을 승인할 것인지를 놓고 다시 표결을 할 예정이다.

융커 위원장은 메이 총리와 함께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합의안에 대한 추가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개정된 합의안이 최선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치에서는 때로 2번째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이번 개정이 2번째 기회이다. 그러나 3번째는 없다. 이 합의안을 받아들이던지, 그렇지 않으면 브렉시트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 의원들에게 경고했다.

메이 총리도 개정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둘러싸고 의원들의 불안감을 극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하는 것을 가로막은 핵심적인 내용을 극복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 있는 조항이 이번 개정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녀가 말한 개정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기 위한 규정을 EU가 영국에 무기한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U와 영국은 지난 합의안에서 영국이 EU를 떠난 뒤 새로운 영국적인 무역관계가 확립될 때까지 영국이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한다는 이른바 ‘백스톱’ 조항을 통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개방을 규정했었는데 영국에서는 이러한 백스톱 조항이 영국을 영원히 EU의 규제 아래 묶어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 의회의 승인을 막았었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새 합의안은 EU가 백스톱 조항을 영국에 무기한 적용할 수 없도록 보장하고 있다며 “이제는 단합해 새 합의안을 지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개정된 합의안 역시 영국의 브렉시트 지지론자들이 요구한 영국의 일방적인 백스톱 탈퇴 주장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백스톱 조항이 무기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을 뿐 언제까지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국경 통과에 대한 내용은 지난 1월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하도록 만든 주요 원인이었다. 융커 위원장과 메이 총리는 최대 장애 요인을 극복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개정된 내용이 정말로 영국 의원들로 하여금 바뀐 합의안을 승인하도록 도움이 될 것인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영국 12일 재표결에서도 합의안이 거부될 경우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한편 영국은 2주 남짓 뒤인 오는 29일 EU에서 탈퇴하기로 예정돼 있는데 그때까지 합의안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무질서한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것이라는 공포가 대두돼 왔다.

【런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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