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캄보디아에 거대 관광단지 조성…군사시설 활용 의혹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5일 11시 55분


서울의 3분의 2 면적 규모…토지 대여료는 11억원에 불과
여객용 보다 더 긴 활주로도 건설

중국 기업이 캄보디아 남서부에 조성 중인 거대 관광단지가 사실상 중국의 군사시설로 활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민간기업인 유니온 디벨롭먼트 그룹(Union Development Group·UDG)은 캄보디아 남서부 코콩 주에 거대한 규모의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45000헥타르(450㎢)에 이르지만, UDG가 캄보디아에 지불해야 하는 토지 대여료는 연간 100만달러(약 11억 2600만원)에 불과하다.

이 토지의 20%가량은 해안으로, UDG는 해안에 공항 및 활주로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유럽의 우주기관이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 이 공항의 활주로 규모가 일반 민간 여객기용 보다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 공항을 군사시설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 대표를 맡고 있는 그레고리 폴링 연구원은 “활주로 길이가 3400m에 이른다”며 “이것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의 국제공항의 활주로보다 훨씬 큰 규모”라며 “중국 공군의 어떤 항공기라도 수용 가능한 크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항이 (캄보디아 서부 해안이라는) 고립된 장소에 위치해 있는데다 민간인 관광 목적이라고 하기에는 공항 규모도 너무 크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공항 근처에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곳은 코콩 카지노 리조트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콩 카지노 리조트 건설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최근 몇 달 간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관광단지 사업이 사실상 중국의 군사적 목적을 위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폴링 연구원은 “의심되는 정황은 많지만 증거는 없다”라고 했다. 다만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 중국에 군사 기지를 제공할 수 있는 국가가 있다면 그것은 캄보디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훈센 캄보디아 총리에게 서한을 통해 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사실상 중국의 군사적 이용을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공항 및 활주로 건설 사업에는 속도가 붙었다. 활주로는 약 두 달 만에 거의 완공됐고, 그 규모는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민간 항공기 이착륙을 위해 추천하는 활주로 길이(2800m)보다 훨씬 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건설사인 중국의 민간기업 UDG가 공항 건설과 관련해 중국 당국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다는 의혹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총지휘해온 장가오리(張高麗) 중국 부총리는 중국 UDG 기업과 캄보디아 간의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협정 서명식에 참석했으며, 이후 중국 공산당 인사들도 이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또한 많은 이들은 UDG라는 벤처 민간기업이 감당하기에는 사업 규모가 너무 크다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서구의 한 군사 전문가는 “중국의 UDG에 의한 개발 규모는 이 지역의 상업적 잠재력과 일치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지적하며 “군사시설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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