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턴 前차관보 “文대통령-김정은 접촉 중요”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5일 08시 57분


"北과 협상 직접하는 트럼프, 긍정적 여지 많아"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4일(현지시간) 결렬로 끝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에 대해 “다른 정상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더 많은 접촉만이 이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손턴 전 대행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 이후 북한의 의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시간이 늘어지면 늘어질수록 북한이 과거 입장으로 회귀하는 것을 더 보게 될 것이고, 그러면 희망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상대편에서 벌어지는 진정한 협상의 역동성에 더 자주 노출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그들(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현재 무엇이고,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은 무엇인지 등을 (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김 위원장과 만나는 정상들이 이런 상황과 맥락들을 전해줄 수 있다”고 했다.

손턴 전 대행은 아울러 “북한 협상팀은 의사결정을 할 재량이 거의 없다”며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 직접 협상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비정통적이긴 하지만 뭔가 긍정적인 것을 얻을 더 많은 여지를 준다”고 발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을 직접 지휘하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도 긍정 평가했다.

그는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전례를 보면 협상 재개에는 수 주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북한은 이번과 같은 협상 결말에 놀랐을 것이다. 이제 돌아가서 하노이에서 미국으로부터 들은 것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기대와 제안들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과 북한 협상팀 간 다소 간극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해야 할 일이 좀 더 많을 것 같다. 자신들의 입장을 어떻게 설정할지 검토가 필요한 만큼 회담 재개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손턴 전 대행은 그러면서도 올해 안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진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 결렬 직후 북한이 거론한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다”며 “북한에 열려있는 길이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 결렬 원인에 대해서는 “북한의 기대가 컸던데 반해,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쇄와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를 북한이 보기엔 너무 낮게 잡은 게 합의 결렬의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손턴 전 대행은 또 “북한이 과거 의지를 밝힌 바 있는 영변 핵시설 폐쇄에 대한 대가로 너무 큰 보상을 기대한 것에 미국이 놀라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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