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계 호주인 17명, 中 ‘재교육 수용소’ 등 감옥에 구금”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11일 0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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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계 호주 시민 17명이 중국 신장(新疆) 자치구 내 위구르족 ‘재교육 수용소’ 및 감옥 등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호주에 거주하는 ‘누르굴 사우트’라는 위구르족 인권 운동가를 인용해 17명의 호주 시민이 중국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호주에는 위구르족 3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사우트는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우트는 실종자 가족 등과 인터뷰를 진행해 이들의 구금 사실을 알았으며, 17명 중 15명은 호주 영주권자이며 2명은 배우자 비자를 통해 시민권을 얻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친지를 방문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가 억류됐으며, 17명 중 1명은 감옥에 구금됐으며, 4명은 가택연금, 나머지 12명은 위구르족 수용소에 갇혔다고 사우트는 설명했다.

중국은 약 2년 전부터 신장지구내 위구르족을 탄압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신장지구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 지역을 통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가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가 신장지구에 ‘재교육 수용소’를 설치했지만, 이는 사실상의 강제수용소로 위구르족을 비롯한 무슬림들 최대 100만명을 구금해 탄압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유엔은 지난해 8월 중국 정부에 수감자들에 대한 즉각 석방을 요청했지만, 중국 정부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수감자들에게 언어와 문화, 기술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센터에 수용됐다 풀려난 위구르족들은 중국 당국이 수감자들을 쇠고랑을 채워 구타를 하는 등 인권 탄압을 받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호주에 거주하는 위구루족에게도 탄압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 거주하는 위구르족들은 중국 당국이 협박전화를 하거나 개인정보를 요청하며 따르지 않을 시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복하겠고 협박하고 있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우트는 지난해에도 호주 외교통상부(DFAT) 측에 중국에 위구르계 호주 시민 9명이 구금돼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 가운데 1명만 석방돼 호주로 귀국했다고 한다.

사우트는 “호주 정부는 이와 관련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며 “우리 위구르족 단체는 매우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위구르계 호주인들도 호주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별로 없어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위구르족을 옹호하는 호주 시민들은 자국 정부에 이들의 석방을 위한 도움을 요청하고, 호주 노동당 외교 부분 대변인인 페니 웡도 정부 측에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미 10세기 경 부터 이슬람교가 전해졌고 오랜 시간 동안 이슬람권의 영향을 받았다. 위구르는 몽골 고원과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활약한 투르크계(系) 민족으로, 신장지구 전체 인구의 45%를 구성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문화적 그리고 민족적으로 중앙아시아 국가와 가깝다고 느끼며, 이들의 언어는 터키어와 비슷하다.

중국은 수백 년에 걸쳐 신장 자치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점령과 전쟁을 반복하다, 1949년 이 지역에 군대를 보내 점령해 중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이후 몇십년 동안 중국의 한족이 신장지구로 이주했으며, 이에 위구르족은 자신들의 문화와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신장지구는 독립을 추구하고 있으며 반중 정서가 매우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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