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카슈끄지 살해 혐의 11명 재판 시작…5명 사형 요구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일 22시 29분


코멘트
3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미국 체류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끄슈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1명 재판이 시작됐다고 BBC 등 외신이 사우디 관영 매체를 인용해 말했다.

사우디 언론은 사우디 검찰이 이 중 5명에게 사형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카슈끄지(64)는 지난해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됐다.

사우디 검찰은 귀국을 종용하기 위해 파견됐던 요원들의 “자의적인 옳지 못한” 작전에 의해 카슈끄지가 살해됐다고 말해왔다. 터키는 사우디가 살해를 인정하기 전 18명의 사우디 요원 용의자 명단을 발표하고 재판에 붙이기 위해 이들을 송환해달라는 요구했으나 사우디는 거부했다.

카슈끄지 실종 초기부터 실종이 아닌 살해, 그것도 사우디 최고위층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는 추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해온 터키는 실종 나흘 뒤 15명이 사우디에서 전용기 편으로 이스탄불에 들어왔다며 명단을 발표했다.

살아서 영사관을 나갔다고 주장해온 사우디는 10월 22일에야 카슈끄지가 영사관에서 죽었다고 말하고 이틀 뒤 이 같은 기관원의 ‘자의적 범행’에 의해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관련 용의자 18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사우디 관영 언론은 재판의 첫 판사 청문 절차가 시작돼 피고인 11명이 출정했다는 사실 말고 별다른 내용을 전하지 않았다. 차기 청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피고인들의 성명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터키가 제시한 용의자들이 11명 피고 속에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 당초 체포됐다는 18명 중 남은 7명이 재판정에 서지 않은 이유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의 검찰차장 샤란 빈라지 샤란은 조사 결과 한 명의 정보 요원이 카슈끄지의 살해를 명령했으며 영사관 내에서 치사 독극물을 주사해 살해했다고 말했다. 명령을 내린 이 관리는 본래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란 책무를 띠고 영사관에 왔었다가 ‘제멋대로’ 살해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 시신은 건물 안에서 토막 처리된 뒤 영사관을 벗어난 곳에서 현지 협조자에게 넘겨졌다고 검찰은 주장했으나 시신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BBC는 ‘결코 이 재판정에 서지 않을 인물’로 살만 국왕의 실자로서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거명했다. 왕세자는 터키는 물론 미국 등 여러 서방에서 카슈끄지 살해의 진정한 배후로 지목되어왔다.

사우디 왕세자 연루설이 한창일 때 미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이 차례로 사우디에 파견되었으며 폼페이오와 달리 해스펠 국장은 왕세자의 연루 가능성을 강도높게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종일관 사우디 왕가를 싸고돈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상원의 왕세자에 대한 비판 성명 외에는 미국에서 왕세자의 연루 추궁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대신 미국은 17명의 사우디 관리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들이 11명 피고에 들어있는지 역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