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사무총장 “온난화 보고서 채택 실패하면 인류 참사”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3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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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현지시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채택 실패는 인류의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고 있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에 참석한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회의가 아주 좋은 시기에 열렸다며 “지금의 기회를 놓치는 것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기후 변화를 멈출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을 버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는 것은 비도적일 뿐 아니라 자살행위와 같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IPCC의 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쿠웨이트 4 개국에 대해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 IPCC의 특별한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면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엄청난 고난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엄정한 자백이다. 특히 작은 섬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물론 이 것이 좋은 소식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무시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를 비롯한 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은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에 화답하며 온실가스 배출 감소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가디언은 유엔이 보고서 채택에 있어 미국의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관계자는 구테흐스 총장이 곧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기후변화회의가 할 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역시 중국이 개발도상국들이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투명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은 현재 13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유엔 무역개발회의 산하 개발도상국 모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EU를 비롯해 캐나다, 뉴질랜드 등 주요 선진국들이 참가하고 있는 ‘야심 찬 감축 연대(High Ambition Coalition)’ 움직임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유럽기후변화대응 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Europe)의 웬들 트리오는 “파리협약의 정신이 돌아왔다.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은 지금까지 그리 즐겁지 않았던 회의의 긴장이 요구되던 시기에 (회원국들이) 좀 더 대담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유럽의화와 몇몇 회원국들은 EU가 55%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아직 서명하지 않은 국가들에게 더 이상 과학을 무시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IPCC총회 때 발표됐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거의 절반 수준인 45% 줄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던 당사국들의 약속이 완전히 궤도에서 벗어나 있으며,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기온 상승폭이 1.5도 보다 높은 3도 이상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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