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키나와 지사 당선된 ‘美해병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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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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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정치인 다마키 데니, 야권 후보로 당선
‘미군기지 현내 이전’ 반대…아베 내각과 갈등 예상

다마키 데니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당선인. (자료사진) © News1
다마키 데니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당선인. (자료사진) © News1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지사 선거에서 미군기지의 현(縣) 내 이전을 반대해 온 다마키 데니(58)가 여권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에 따라 미 공군기지를 오키나와에 새로 건설하려는 중앙 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마키 당선인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55%의 득표율, 8만여 표 차로 집권 자민당의 사키마 아쓰시(54) 후보를 눌렀다.

라디오 진행자였던 다마키는 9년 전 중의원으로 당선되며 일본 최초의 혼혈 의원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미군 해병대로 복무한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다만 아버지는 만난 적이 없고, 줄곧 어머니 밑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다마키가 당선된 배경 중 하나로 그가 혼혈이라는 점을 들었다. 일본 본토에 비해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편인 오키나와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끌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마키는 당선을 확정 지은 뒤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개미도 코끼리의 발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다마키는 지난 8월 췌장암으로 사망한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전 오키나와 지사에 이어 강력한 미군기지 이전 반대 운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내각은 미국과 합의해 오키나와현 기노완(宜野彎)시에 위치한 미 공군 기지를 오키나와 북부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로 새롭게 이전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소음과 항공기 사고 등을 우려해 미군 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완전히 옮길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난 8월 헤노코에 흙과 모래를 나르며 건설 작업을 시작했지만, 오키나와 지방정부가 공사 승인 계획을 돌연 철회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다마키도 미군 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언론들은 오키나와에서 아베 총리가 패배했다고 전하면서 미군기지 이전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돈줄’인 국고 보조금을 중앙정부가 손에 쥐고 있는 만큼, 오키나와의 빈곤율을 줄이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마키가 모조건 반대만 할 수는 없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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