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경찰, 中국영방송 사무실 기습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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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아프리카 정상회의 폐막 다음날 기자 등 13명 연행했다 풀어줘
채무함정 경계론 맞물려 주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600억 달러의 차관 원조를 약속한 베이징(北京)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폐막 다음 날인 5일 무장한 케냐 경찰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이유로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중국 관영방송국 본부를 급습했다.

6일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케냐 경찰은 이날 중국글로벌텔레비전네트워크(CGTN) 본부를 급습해 중국 기자 등 13명을 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급습 과정에서 합법 비자가 있는 여권 제시를 요구했고 여권을 휴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차량에 강제로 태워 경찰서로 데려가 억류했다. 이들의 비자가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뒤에 풀어줬다고 홍콩 밍(明)보가 전했다. CGTN은 관영 중국중앙(CC)TV의 영어 방송으로 워싱턴과 나이로비에 해외 본부가 있으며 중국의 입장을 해외에 선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시 주석이 “중국과 아프리카는 운명 공동체”라며 막대한 자금으로 아프리카의 환심을 산 정상회의 폐막 직후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과 아프리카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케냐는 35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되는 두 번째 철도 사업에 합의했다. 앞서 양국은 32억 달러를 들여 지난해 5월 수도 나이로비와 케냐 제2도시 몸바사를 잇는 철도를 건설했다. 이 사업 자금의 90%는 중국이 빌려준 차관으로 충당됐다. 하지만 철도 운영 첫해에 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중국의 막대한 원조에 대한 경고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케냐 경찰#중국 국영방송#사무실 기습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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