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집나간 고양이와 극적 재회… 몸 속 ‘이것’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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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8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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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펀드미
사진=고펀드미
10년 전 집을 나간 고양이가 최근 심한 부상을 당한 채 주인에게 돌아간 사연이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 롱몬트에서 거주 중인 여성 젠 톰슨 씨는 지난 10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한 동물병원으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자신이 10년 전에 잃어버린 고양이가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앞서 젠 씨는 지난 2007년 당시 세살 된 고양이 ‘파일럿’을 잃어버렸다. 이때 젠 씨는 가족과 캘리포니아 산타로사에서 살고 있었다. 파일럿은 2004년부터 젠 씨 가족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으나, 한밤중 집을 나갔다.

젠 씨와 그의 가족은 파일럿을 찾아 다녔으며, 지역 동물보호소까지 방문했지만 파일럿을 찾을 수 없었다. 이들은 파일럿이 코요테 등과 같은 산짐승에 의해 죽었을 거라고 추측하고 고양이 찾기를 단념했다.

그러나 젠 씨는 10년 만에 다시 파일럿을 찾았다. 지난 10월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산불 사고 당시 구조대는 화재 잔해 속에서 파일럿을 발견했다. 이 고양이는 심한 화상을 포함해 여러 곳을 다친 채 구출됐다.

이후 파일럿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수의사는 파일럿의 몸 안에 삽입돼있는 ‘동물등록증 마이크로칩’을 발견하고 젠 씨에게 연락했다. 이 마이크로칩에는 주인의 이름과 주소 등이 기록돼 있다. 젠 씨는 콜로라도로 이사를 갔지만, 수의사는 젠 씨의 주소를 계속 추적해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젠 씨는 수의사의 연락을 받고 가족과 함께 해당 병원으로 향했다. 파일럿은 발 일부가 절단돼 있었으며, 몸 곳곳에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파일럿이 심한 부상을 입은 만큼 많은 병원비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젠 씨는 망설임 없이 파일럿을 집으로 데려왔다.

젠 씨는 “나는 파일럿이 나를 알아본다고 생각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며 “시간과 돈이 얼마나 많이 들든 상관없다. 파일럿을 치료해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파일럿은 2번의 수술을 더 받아야 했다. 젠 씨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기금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서 파일럿의 수술비를 후원해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그는 이 게시물을 통해 자신의 사연을 털어놨으며, 많은 사람들이 젠 씨와 파일럿을 응원했다.

그 결과 젠 씨는 6500달러(한화 695만 원)의 후원금을 얻을 수 있었다. 원래 그는 모금 달성액으로 500달러(53만 원)를 희망했지만, 약 12배 이상의 후원금이 모인 것. 이에 젠 씨는 “후원금을 받았을 때 눈물이 났다”며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았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파일럿은 2번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다. 이 고양이는 젠 씨의 집에서 세 마리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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