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건강이상 증세때 바이든으로 교체 검토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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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前전국위원장 브러질 회고록

미국 민주당이 ‘핵심 내부자’의 전방위 폭로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선거 기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임시위원장을 맡았던 도나 브러질(사진)이 곧 발간을 앞둔 대선 회고록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는 물론이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 4일 보도에 따르면 브러질은 지난해 클린턴 캠프의 ‘무사안일주의’를 비판하면서 대선 후보를 클린턴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적었다. 클린턴 캠프의 ‘무기력증’을 우려하고 있던 중 지난해 9월 클린턴이 9·11테러 추모행사에서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자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것이다.

“바이든 생각이 계속 났다”는 그는 12개에 이르는 후보 조합을 맞춰본 결과 ‘도널드 트럼프를 꺾기에 충분한 노동자 표를 가져올 수 있는 듀오’로 바이든과 코리 부커 상원의원(뉴저지)을 골랐다고 회고했다. 클린턴 캠프는 ‘자기만족과 (승리의) 필연성의 분위기’에 취해 있었으며 선거본부는 데이터 분석에 집착한 나머지 “누군가가 죽은 병원의 무균실같이 조용했다”고도 적었다. 하지만 “클린턴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고 지지하는 전국의 여성들을 생각해 (후보 교체를)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DNC 위원장은 독단적 후보 교체 권한은 없다. 하지만 당규에 따르면 필요할 경우 민주당 의회 지도부 및 주지사협의회와의 협의를 진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브러질은 지난해 7월 DNC 위원장이었던 데비 와서먼 슐츠가 경선 중립성 의무를 지키지 않고 클린턴 편을 들었다는 정황이 위키리크스 e메일 폭로로 드러나 사임하자 얼떨결에 임시위원장을 맡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도마에 올랐다. 브러질은 오바마와 클린턴 그리고 슐츠를 “세 개의 거대한 에고들(gigantic egos)”이라고 비꼬며 이들이 당을 사적 용도로 이용했으며 그 결과 ‘아첨꾼’들에게 불필요한 돈이 계속 지급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재선에 나서지 않는 오바마의 여론조사요원이 여전히 1년에 봉급 18만 달러를 받고 있었고, 슐츠와 가까운 컨설팅 회사들도 지속적으로 돈을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클린턴 캠프 핵심이었던 존 포데스타, 후마 애버딘, 그리고 로비 무크 등 100여 명의 클린턴 캠프 인사들은 공개 성명을 내고 “브러질이 민주당 유권자의 뜻에 반하는 후보 교체를 적극적으로 고려했다니 충격적”이라며 “그가 책에서 묘사하는 캠프의 모습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화당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의 인터뷰를 담은 신간으로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작가인 마크 업드그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혹평을 내놓았다.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트럼프는) 허풍쟁이”라며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해 대선 전 진행됐다. 백악관은 부시 가문을 조롱하는 것으로 맞받았다. 익명의 관계자는 CNN에 “이라크전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외교 정책이었다”며 “두 전직 대통령의 유산은 (형편없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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