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이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 내파밸리를 포함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8개 카운티에서 급속도로 번지며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건물 1500여 채가 전소됐다. 불길이 잡히지 않은 채 확산되고 있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가장 파괴적인 산불”이라고 전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불 피해를 입은 8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2만 명을 대피시켰다.
이번 산불은 8일 밤 내파밸리 인근 칼리스토가에서 시작됐다. 내파밸리의 실버라도 리조트에 머물고 있던 투숙객 크리스 토머스 씨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텔 측이 ‘빨리 나가라’고 지시해 밖으로 나오니 먼 곳의 불길이 내 앞으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었다. 물건을 실을 정신도 없이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 불길은 시속 80.46km의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지며 서노마, 레이크, 멘도시노, 유바, 네바다, 캘러베러스, 뷰트 등 8개 카운티를 휩쓸었다.
캘리포니아주 삼림·산불보호국의 재닛 업턴 부국장은 “현재까지 11만9000에이커(약 481.6km²)의 면적이 타들어 갔다”며 “서노마 카운티에서 7명, 내파 카운티에서 2명,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1명, 유바 카운티에서 1명 등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산불이 이처럼 빠르게 번진 것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데다 강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3월 이후로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아 매우 건조한 상태였다. 미 국립기상청은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이 강풍과 낮은 습도, 따뜻한 기온 등으로 인해 최악의 재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산불은 와인과 대마초, 관광산업 등이 발달한 내파밸리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9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해 내파밸리에 와이너리를 보유한 주류업체의 주가가 1%가량 하락했다. 내파와 서노마 카운티는 관광업 종사자가 10만 명에 달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인 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 남부 오렌지 카운티에서도 9일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변 산림을 태우며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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