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에 휩싸인 내파밸리… 캘리포니아 북부 비상사태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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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산불… 주민 2만명 긴급대피

대형 산불이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 내파밸리를 포함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8개 카운티에서 급속도로 번지며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건물 1500여 채가 전소됐다. 불길이 잡히지 않은 채 확산되고 있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가장 파괴적인 산불”이라고 전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불 피해를 입은 8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2만 명을 대피시켰다.

이번 산불은 8일 밤 내파밸리 인근 칼리스토가에서 시작됐다. 내파밸리의 실버라도 리조트에 머물고 있던 투숙객 크리스 토머스 씨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텔 측이 ‘빨리 나가라’고 지시해 밖으로 나오니 먼 곳의 불길이 내 앞으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었다. 물건을 실을 정신도 없이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 불길은 시속 80.46km의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지며 서노마, 레이크, 멘도시노, 유바, 네바다, 캘러베러스, 뷰트 등 8개 카운티를 휩쓸었다.

캘리포니아주 삼림·산불보호국의 재닛 업턴 부국장은 “현재까지 11만9000에이커(약 481.6km²)의 면적이 타들어 갔다”며 “서노마 카운티에서 7명, 내파 카운티에서 2명,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1명, 유바 카운티에서 1명 등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산불이 이처럼 빠르게 번진 것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데다 강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3월 이후로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아 매우 건조한 상태였다. 미 국립기상청은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이 강풍과 낮은 습도, 따뜻한 기온 등으로 인해 최악의 재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산불은 와인과 대마초, 관광산업 등이 발달한 내파밸리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9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해 내파밸리에 와이너리를 보유한 주류업체의 주가가 1%가량 하락했다. 내파와 서노마 카운티는 관광업 종사자가 10만 명에 달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인 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 남부 오렌지 카운티에서도 9일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변 산림을 태우며 번지고 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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