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450만 가구-기업 전기 끊겨… 美 3분기 성장률 최대 1%P 떨어질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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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침수… 3m 넘는 폭풍해일
‘어마’ 상륙 후 위력은 약해져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10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뒤 강풍과 폭우로 4명이 사망하고 450만 가구 및 기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어마로 인한 사망자는 카리브해에서 발생한 27명을 포함해 최소 31명으로 늘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날 오전 4등급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에 상륙한 어마는 10일 오후 2등급으로 떨어진 데 이어 11일 오전 1등급으로 세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최대 풍속은 여전히 시속 120km에 이른다. 어마의 직경은 약 640km로 남한 전체를 덮기에 충분하다. 기상 당국은 “어마의 크기가 어마어마해 플로리다주 전역이 위험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플로리다주의 여러 도시들이 물에 잠기며 미국에서 이례적인 규모의 긴급 대피령이 떨어졌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플로리다 주민을 비롯해 남동부 지역 700만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플로리다주 주민 16만여 명이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다. 마이애미, 탬파, 포트로더데일 등은 통행이 금지됐다. 10일 오후 8시 현재 플로리다 남동부를 중심으로 450만여 가구와 사업체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플로리다키스 제도에는 높이 3m가 넘는 폭풍해일이 발생했다. 이 지역에는 4.6m 규모 폭풍해일이 올 것으로 전망됐다. 어마가 지나가는 동안 폭풍해일 공포가 번지고 있다. 소리 없이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폭풍해일은 허리케인, 태풍, 폭풍 등이 발생할 때 해수면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과 필요한 지원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이런 것(자연 재해)은 결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재난위험 평가기업 RMS와 엔키 리서치 등에 따르면 어마와 함께 지난달 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낳은 피해는 최대 2620억 달러(약 296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이 중 하비로 인한 피해는 최대 900억 달러로 추산됐다. CNBC는 골드만삭스의 한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허리케인 관련 악재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최대 1%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어마로 인해 카리브해가 ‘좀비들의 땅’이 돼 버렸다고 10일 보도했다. 5등급 허리케인으로 카리브해에 상륙한 어마는 작은 섬나라들을 휩쓸며 2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알바라도 씨는 WP에 “사람들이 좀비처럼 길거리를 헤매고 있다. 죽은 채 걸어다니는 사람들 같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플로리다#어마#허리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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