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9년6개월 실형 선고… 내년 대선출마 물거품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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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돈세탁 혐의… “즉각 항소”

브라질 연방법원이 12일 좌파의 상징적 인물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1·사진)의 부패와 돈세탁 혐의를 인정해 징역 9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 형이 확정되면 내년 대선 출마 계획을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룰라 전 대통령이 2009년 상파울루주 구아루자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형 건설업체 OAS에서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OAS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고 룰라 전 대통령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을 선고한 세루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브라질에서 ‘반부패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룰라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노동자당(PT)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쿠데타 세력이 룰라의 역사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지난해 탄핵으로 물러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도 “실형 선고는 불공정한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여론조사에서 29∼30%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종심에서 실형이 확정된다면 대선에 도전할 수 없게 된다. 재집권을 통해 브라질사회당(PSB), 민주노동당(PDT), 브라질공산당(PCdoB) 등 좌파 정당과 진보 성향 인사를 아우르는 진보좌파 블록을 구축하겠다는 꿈이 좌절되는 셈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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