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파리는 친환경 ‘대중교통 혁명’중… 미세먼지 줄이고 수도권 통근난 없앨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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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교통개발 담당 이뱅 CEO
“전기차-무인차 이용 유도… 화석연료차 도심 진입 억제”

“19세기 말 2차 산업혁명 무대였던 프랑스 파리에선 지금 ‘대중교통 혁명’이 한창입니다.”

프랑스 수도권 도시·교통개발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소시에테뒤그랑파리(SGP)의 필리프 이뱅 최고경영자(CEO·60·사진)는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파리에 불고 있는 변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파리와 주변 일드프랑스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신교통망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무인 지하철이 전면 운행되는 200km 길이의 신설 노선에 새로운 역 68개가 들어선다. 파리 주변을 둘러싸는 이 교통망은 샤를드골·오를리·르부르제 공항으로도 연결된다. 이들 공항의 국제 허브 역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의 핵심은 시민들이 화석연료 자동차를 끌고 나오지 않는 대신 전기차, 무인차 등 친환경 신교통 수단을 널리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뱅 CEO는 “역 주변에 녹지를 조성해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각 노선 종점에 전기차나 무인차를 마련해 시민들이 쉽게 신교통 수단을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이 교통망을 이용하는 시민 20%가량은 전기차나 무인차를 꾸준히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유럽 공기가 굉장히 오염돼 이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까지 나왔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정부도 대중교통을 친환경적으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실제 파리시는 시민들이 자가용을 집에 세워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끔 도심 주차비를 인상하는 한편 공용 자전거 ‘벨리브’, 공용 전기차 ‘오토리브’를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신교통망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뱅 CEO는 “열차가 잠시 멈출 때 에너지를 저장해 뒀다가 다시 운행을 시작하면 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기술을 혁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의 또 다른 목표는 지옥 같은 파리 도심의 출퇴근난을 줄이는 것이다. 그는 “무인 지하철은 최대 시속 110km에 90초 간격으로 운행될 것”이라며 “파리 외곽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뱅 CEO는 “과거에는 파리 도심을 확장하려고만 했지만 이제 파리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 파리 중심지와 외곽을 신교통으로 연결하기만 하면 도시의 부가가치가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파리#친환경#대중교통#미세먼지#수도권#통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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