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너의 부동산에 투자하세요” 中부자들 상대 ‘영주권 장사’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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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기업, 베이징서 투자설명회… 누나가 직접 “투자이민비자 받아라”
WP “규제강화前 돈 긁어모으기”

6일 중국 베이징 리츠칼턴호텔에서 열린 ‘쿠슈너 컴퍼니스’의 부동산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중국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6일 중국 베이징 리츠칼턴호텔에서 열린 ‘쿠슈너 컴퍼니스’의 부동산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중국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쿠슈너 부동산에 투자하세요. 미국 영주권이 당신 손에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의 가족기업인 ‘쿠슈너 컴퍼니스’가 6일 베이징에서 중국 부호들을 상대로 부동산 투자설명회를 열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미 의회에서 비자 기준 강화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 사위 가족들이 먼저 나서 “비자 제도가 강화되기 전에 막차를 타라”며 뭉칫돈 긁어모으기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꼬집었다.

이날 베이징 리츠칼턴호텔에서 열린 쿠슈너 컴퍼니스의 미 뉴저지 고급 주상복합 투자설명회에선 쿠슈너의 누나인 니콜 쿠슈너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50만 달러(약 5억7000만 원)를 투자해 (투자이민비자) EB-5를 받아 미국으로 오라”고 홍보했다. 한 담당자는 “낡은 규정(기존 비자 제도)이 개선되기 전에 빨리 투자하라”고 독려했다.

미국은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는 EB-5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일명 ‘황금비자’로 불리는 이 제도가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파는 것과 같다는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의회가 기준을 135만 달러(약 15억3000만 원)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쿠슈너 일가는 기준이 엄격해지기 전 중국 현지에서 투자 독려에 나서는 장삿속을 발휘한 것이다.

쿠슈너가 백악관에 입성하며 이 회사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공사(公私) 간에 이해충돌이 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윤리 변호사였던 리처드 페인터는 “마치 투자하면 쿠슈너 일가가 비자를 모두 내어줄 것처럼 암시를 하고 있다. (설명회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 충돌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6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 백악관 국방사무소(White House Military Office) 임대계약이 마무리 단계라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대통령의 지휘통제를 위한 필수 시설이라고 설명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부동산 임대 수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아간다며 비판하고 있다.

보스턴글로브는 5일 그동안 각종 설화(舌禍)와 이해충돌 논란을 빚은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취임 후 석 달여 동안 134회나 소송을 당했다고 법원 기록을 분석해 보도했다. 앞선 3명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26회), 빌 클린턴(15회), 조지 W 부시(7회) 전 대통령 등의 피소 횟수를 합한 48회의 3배가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행정명령, 개인 사업과 관련된 소송에 주로 시달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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