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 아시아나 항공 조롱·장애인 홀대까지…과거에도 ‘시끌’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4월 12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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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들을 여객기에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린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9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 자사 승무원들을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논란이 됐다.

항공사 측은 탑승한 승객들에게 자발적 양보를 부탁했으나 자원자가 없자 무작위로 승객 4명을 골라 내리게 했다. 3명은 마지못해 수락했으나 피해자인 베트남계 내과 의사 데이비드 다오(69)는 이튿날 진료가 있어 내릴 수 없다고 버텼다. 항공사 측은 그의 양팔을 붙잡고 좌석에서 억지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다오 박사는 피가 날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동영상으로 포착돼 확산했고, 온라인에서는 유나이티드 항공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피해 의사가 아시아계였다는 점에서 인종 차별 논란도 불거졌다. 항공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진 가운데,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에 애초 승무원들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해명했던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세 번째 성명을 통해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항공에 대한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과거에도 수 차례 인종, 종교, 성적 차별 사례로 논란이 됐기 때문.

유나이티드항공 승무원들은 지난 2013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착륙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가 물의를 빚었다.

당시 승무원들은 할로윈데이이 기념으로 머리에 피를 흘리는 분장을 하고 여기저기 찢겨나간 승무원 의상을 입었다. 그리고는 가슴에 ‘아시아나 에어라인 위투로(WI TU LO)’ ‘썸팅왕(SUM TING WONG)’ ‘호리퍽(HO LEE FUK)’등을 적은 명찰을 달았다.

이는 당시 기장이 관제탑과 교신에서 “뭔가 잘못됐어(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re too low)”, 불만표출 비속어(Holy F***)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동양인 특유 발음을 흉내내 만든 단어다.

2015년 6월에는 따지 않은 음료수 캔을 요구한 이슬람교도 여성에게 유나이티드 승무원이 “음료수 캔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며 요구를 거부했다가 비난을 샀다.

또 그해 10월에는 뇌성마비를 앓는 20대 흑인 청년 다시 닐(29)에게 휠체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닐이 기어서 여객기를 빠져나간 사실이 알려져 맹비난을 받았다.

당시 5시간의 비행을 마친 닐은 통로가 혼잡해 다른 승객들이 모두 내릴 때까지 15분 이상을 기다렸지만 승무원들이 휠체어를 가져다주지 않자 계속 기다렸다. 화장실이 급했던 닐은 승무원들에게 휠체어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지만 기다리라는 답변만 받았다.

화장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닐은 결국 비행기 통로 바닥을 기어서 닐에게 사과를 한 뒤 회사 측에 상황을 보고했고, 회사 측은 닐에게 사과와 함께 보상금 300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또한 지난달 말에는 쫄바지 형태인 레깅스를 입고 탑승하는 것은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10대 소녀 두 명의 탑승을 거부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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