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민 특파원의 파리통신]15만 파운드에 팔린 ‘레인지로버’ 車, 1978년 당시 가격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8일 17시 00분



지난해 9월 화려한 외관과 미래 첨단 기술을 뽐내는 신차들이 가득했던 프랑스 파리모터쇼. 모터쇼가 열렸던 포르트 베르사이유 박람회장이 이번에는 낡고 오래된 빈티지 차들로 채워졌다.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국제 빈티지 자동차 전시회(salon de retromobile)’는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난해에만 관람객 12만 명이 몰릴 정도로 유럽에서는 인기가 많다. 입구에서부터 1900년 르노가 만든 최대시속 30km, 3륜 자동차가 눈에 띄었다.

7일 언론사들을 상대로 한 프리뷰 행사에서 기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차량은 애스턴 마틴의 DB5였다. DB5는 1964년 개봉했던 영화 007 시리즈 ‘골드 핑거’에서 나온 제임스 본드 차량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비슷한 차량들이 선보이긴 했지만 이 차는 당시 영화에서 전조등 밑에 머신 건이 장착돼 있고, 뒤 창문으로 날아오는 총알을 막는 방어막이 설치돼 있고 전화와 레이더 시스템도 갖춰져 있는 바로 그 차다.

이 차의 소유주는 애스턴 마틴의 두 번째 오너 데이비드 브라운. 이번 전시회에서는 페라리 탄생 70주년을 맞아 그가 개인 콜렉션으로 수집하고 있던 차들을 처음으로 대거 공개했다. 이 차들은 판매용은 아니다. 전 세계 한 대 뿐인 볼보 바디에 애스턴 마틴 엔진이 장착된 DB208도 공개됐다.

1955년 10월 당시 신차로 파리 모터쇼에 처음 선보였던 알핀의 첫 모델 A106도 복원돼 전시돼 있었다. 프랑스 디에프 지역 르노의 딜러사 사장이었던 ‘장 리델리(Jean REDELE)’는 1955년 알핀을 세운 뒤 각종 랠리 경주를 휩쓸었다. 르노에 합병 인수된 이후 1995년 ‘A610’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됐던 알핀은 20여 년 만에 부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올해부터 상용화되는 ‘알핀 비전’이 함께 전시돼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

재규어 랜드로버 매장에서 사람들이 가장 북적거리는 곳은 1978년 10월에 출시된 바하마 골드 컬러의 ‘레인지로버 1978 클래식’. 이 차에는 ‘이미 팔렸다’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차가 팔린 가격은 15만 파운드(약 2억1500만 원). 1978년 당시 이 차의 가격은 1998파운드(약 286만 원)였다.

랜드로버는 과거의 차량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클래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존 모델의 특성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40년 전 기술로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단 10대 밖에 만들지 않다보니 순식간에 팔려나간다. 지난해 비슷한 형태로 랜드로버 시리즈 1을 내놓았을 때는 73시간 만에 차 40대가 모두 팔려나갔다.

프랑스에는 약 80만 대의 빈티지 차량이 있을만큼 시장이 형성돼 있다. 지난해 프랑스 빈티지 차량 시장은 약 1억970만 유로(약 1371억 원). 빈티지 시장에서는 1964년에 만들어진 피아트 500D, 1960년에 만들어진 포드 머스탱 등이 인기다.

이 날 전시회에서는 자동차 뿐 아니라 엔진오일, 바퀴 등 자동차 용품 및 빈티지 악세사리도 선보였다. 1920년에 시트로앵이 아이들 장난감으로 만든 미니차는 현재 약 2만 유로(약 2500만 원)에 거래됐다. 1905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 모형이 부착된 작은 시계 가격은 3500유로(약 437만 원)에 팔렸다. 전시는 8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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