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IA 향해 ‘분노의 트윗’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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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가 가짜뉴스 유출자인가” 브레넌 국장 겨냥 불만 표출
코미 FBI국장은 유임시킬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보기관 ‘때리기’는 취임을 목전에 둔 15일에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곧 물러날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겨냥해 “이자가 가짜 뉴스의 유출자인가?”라고 적었다. 트럼프 자신이 러시아와 유착했고 2013년 모스크바 호텔에서 기행(奇行)을 벌였다는 내용을 담은 미검증 보고서의 존재를 언론에 흘린 주체가 CIA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브레넌은 16일 트럼프의 공격을 맞받았다. CIA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미검증 보고서는) 정보당국 문건이 아니며 내가 유출하지 않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트럼프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정보기관을 미검증 보고서 유출자로 지목하며 “나치 독일이나 했을 법한 일”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CIA 요원과 그 가족에게 나치 독일과 같다는 말은 역겨운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판단한 정보기관을 믿지 못하겠다며 선거 때부터 불만을 표해왔다. 트럼프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는 해킹 배후에 대해 “러시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갈등이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문제의 미검증 보고서의 존재는 물론 그 전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다시 마찰이 격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초 트럼프가 정보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취임 후 정치 보복성 칼바람이 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반면 트럼프의 정보기관에 대한 극도의 불신 속에서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웃고 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15일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코미는) 굉장히 유능하다”며 “교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CIA와 FBI 국장을 대하는 태도가 분명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코미는 2013년 통상 10년 임기의 FBI 국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대선을 약 일주일 남긴 지난해 10월 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돌연 발표해 사실상 트럼프를 도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트럼프#cia#fbi#러시아#유착#대선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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