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협상 잇따라 퇴짜 맞은 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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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공동실무그룹 제안 거절… 호주도 “브렉시트 이전엔 시작 못해”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비해 노르웨이에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준비하는 공동 실무그룹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모니카 멜란 노르웨이 무역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제안했으나 노르웨이 정부는 나중에 외교부를 통해 거절 의사를 통보했다. 영국이 아직 EU 회원국이기 때문에 별도의 협상은 부적절하다는 게 이유였으나 다른 EU 국가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이 아니지만 유럽경제지역(EEA) 회원으로 EU 단일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영국은 브렉시트 비용을 치러야 한다”며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주변국들은 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노르웨이로서는 자칫 EEA 시스템이 위태로워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달 첫 국제무대였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전 “영국이 자유무역의 선두가 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지만 시작부터 꼬이며 오히려 고립되는 모습이다. 전통적 우방국인 호주마저 지난달 양국 FTA 협상은 영국이 EU를 완전히 떠나기 전에는 시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 단일 시장을 포기하고서라도 이민자를 제한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암시했다가 파운드화가 급락하는 홍역을 치른 메이 정부는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블룸버그는 메이 총리가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브렉시트의 조건에 대해 의회 승인을 거치는 안을 받아들였다고 12일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완만한 브렉시트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하락을 거듭하던 파운드화는 반등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fta협상#노르웨이#호주#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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