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산토스 대통령, 노벨평화상 상금 전액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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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상금 800만 크로나(약 10억2000만 원)를 내전 희생자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52년간 계속된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내전을 끝내는 평화협정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7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산토스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북서부 보하야에서 열린 종교 행사에 참석해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노벨평화상 상금을 내전 희생자들에게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부한 상금은 내전 희생자들과 화해를 위한 프로젝트 등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2002년 주민들이 내전을 피해 피신한 교회에 FARC가 폭발물을 투척해 희생된 79명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콜롬비아 내전은 1964년 쿠바 혁명에 자극받은 콜롬비아 농민군 지도자들이 반(反)정부 투쟁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내전이 52년간 이어지면서 22만 명이 숨지고 600만 명 이상이 살던 곳에서 쫓겨났다.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와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나 평화협정안은 지난 2일 국민투표에서 찬성 49.78%, 반대 50.21%로 부결됐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정전 협정을 유지하면서 쿠바 아바나에서 평화협정을 수정하기 위한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 산토스 대통령은 "필요하면 평화협정안 내용을 조정할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FARC와 서명한 합의를 이행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상금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전달된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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