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딸 치료 위해 4년 간 자식 3명 더 낳은 부모, 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9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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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딸의 희귀난치성질환 치료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자식 3명을 연달아 낳은 부모의 소식이 많은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관둥 성 선전 시에 살고 있는 한 대가족의 사연을 7일 보도했다.

좡웨이-좡웨이샹 부부의 첫째 딸 첸첸(7) 양은 생후 6개월 정도부터 피부가 갑자기 노랗게 변하는 등의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병원 검진 결과, 첸첸이 앓고 있는 병은 ‘지중해빈혈(Thalassemia)’로 확인됐다.

지중해빈혈은 유전적인 결함으로 인해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의료진은 이 같은 혈액질환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술이 필요하며 해당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과 일치하는 제대혈(신생아의 탯줄 속 혈액)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와 기증자의 HLA가 다를 경우 이식 후 거부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덧붙여 의료진은 딸과 기증자의 HLA가 일치할 가능성이 형제자매 간일 때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딸의 완치를 바란 첸첸의 부모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둘째 아이를 가졌다. 하지만 둘째의 HLA는 첫째의 것과 일치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 부부는 셋째에 이어 넷째까지 출산하게 됐다.

다행히 넷째 아들의 HLA는 첸첸의 것과 일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첸첸은 지난 6월 선전의 한 아동병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받았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로써 첸첸의 부모는 딸의 수술 성공으로 한시름을 덜게 됐다. 하지만 이들에겐 앞으로 뒷바라지해야 할 자식이 4명으로 늘었다.

넷째 아이까지 낳고 첫째 아이를 돌보느라 공장 일을 모두 그만둬야 했던 두 사람. 하지만 이들은 앞으로 병원비를 위해 빌린 수만 위안을 갚으며 살아가야 한다.

첸첸 양의 조혈모세포 이식술 비용은 21만 위안(약 3455만 원). 첸첸이 앞으로 복용해야 할 약값도 10만 위안(약 1646만 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첸첸 양의 아버지 웨이샹(34)은 “주변에서 첫째 아이 치료에 큰돈을 쓰지 말라고 말렸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며 “첸첸은 나의 첫 아이다. 내가 살아있는 한 그 아이를 포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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