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佛-伊 ‘유럽통합의 상징’서 정상회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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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결정 2개월 맞아… 9월 EU정상회의 준비모임 성격
‘국민투표 앞둔 伊렌치 지원’ 분석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3국 정상이 22일 한자리에 모였다.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지 두 달이 되는 날을 맞아 유럽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리는 비공식 EU 정상회의의 준비 모임 성격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회동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인근 벤토테네 섬은 유럽 통합 운동의 산실이 된 장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스트인 무솔리니 정권에 맞서다 이곳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정치인 에르네스토 로시와 알티에로 스피넬리가 1941년 ‘벤토테네 선언’을 공동 집필한 곳이다. 이들은 벤토테네 선언에서 유럽 차원의 공동체 창설을 촉구했다.

3국 정상의 고민은 깊다. 독-영-프 삼두마차 중 영국이 빠진 자리를 메워야 할 세계 경제 규모 8위 이탈리아가 금융위기로 제 몫을 못 하고 있다. 게다가 11월에는 의회 개혁 개헌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다. 렌치 총리는 상원 권한을 대폭 줄이고 중앙정부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번 국민투표에 정치 생명을 걸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에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이탈리아에서 회동하는 것이 렌치 총리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U의 미래에 대해서도 3국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해서는 프랑스가 가장 소극적이다. 보수당 정권인 독일은 긴축 정책과 엄격한 재정 집행을 강조한다. 반면 중도 좌파 성향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돈을 많이 풀어 실업률을 낮추고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자세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u#브렉시트#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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