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후원 큰손들 힐러리 지원은 주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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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고액기부자 3분의 1… “판세 불투명” 지갑 안열어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후원했던 큰손들이 올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는 지갑을 선뜻 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2년 민주당 후보였던 오바마에게 기부했던 거물급 후원자 500명 중 340명만 올해 클린턴에게 기부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오바마를 도운 큰손 중 3분의 1가량이 아직 클린턴을 후원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오바마에 이어 클린턴도 후원한 340명 가운데 절반은 4년 전 오바마에게 기부한 금액의 달랑 5% 이하만 클린턴에게 내놨다. FT는 기부금정보분석업체 크라우드팩과 함께 2012년과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 후원금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6월 말 현재 클린턴에게 돈을 내놓지 않은 오바마 후원자는 콕스엔터프라이지스 소유주인 앤 콕스 체임버스, 보이스 실러 앤드 플렉스너 법률회사 창업파트너 데이비드 보이스, 존스 어패럴그룹 설립자 시드니 키멀 등이다. 이들은 4년 전 오바마에게 각각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이들이 클린턴을 적극적으로 나서 돕지 않는 이유는 선거 판세가 4년 전보다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오바마를 후원했던 키멀은 FT 인터뷰에서 “2012년에는 대선 첫 토론회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압승했다.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판세가 클린턴에게 확실하게 기운 게 아니라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는 뜻이다.

클린턴이 거물 후원자 수를 줄여 후원자 1명당 기부금을 많이 끌어내는 선택과 집중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펀드의 제임스 사이먼스 부부는 오바마 후원금보다 200만 달러 많은 700만 달러를 클린턴에게 건넸다. 어린이 영화 ‘파워 레인저스’로 유명한 TV 프로덕션을 설립한 하임 사반 부부도 오바마 기부금(40만 달러)의 30배에 가까운 1140만 달러를 클린턴에게 전했다. 이로써 클린턴이 받은 기부금 전액은 오바마 기부금을 넘어섰다고 FT는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힐러리#기부금#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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