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푸틴, 프라윳, 터키 쿠데타에 잔뜩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8일 2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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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로 그친 터키 군부의 쿠데타 시도 이후 비슷한 처지의 권위주의 국가 정상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터키 쿠데타 발생에 대한 보고를 받고 즉각 당·정·군 지도자를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지도자들의 거처)로 소집해 긴급 안보회의를 열었다고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17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터키 쿠데타 발생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쿠데타 진압 과정에서 교훈을 얻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보·경호 당국은 쿠데타 또는 최고지도자의 유고 등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보강하겠다고 보고했다. 당 중앙판공청과 중앙경위국이 정치국원급 이상의 당·정·군 지도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최고지도자가 베이징을 비우는 기간에 경비·경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도 터키 쿠데타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프라윳 총리는 16일 자신의 집권 과정과 터키의 실패한 쿠데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면서 “나는 지난 정부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집권했다. 따라서 터키 사례와 우리 사례를 비교하지 말라”고 밝혔다고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프라윳 총리가 직접 나서 해명한 것은 2014년 5월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던 그가 군부를 동원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정부를 무너뜨려 쿠데타에 성공했던 것과 이번 터키 쿠데타 시도를 비교하는 발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다.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정치인 왓타나 무엉쑥은 15일 페이스북에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군대로도, 탱크로도 승리하지 못함을 믿는다. 터키 국민의 저항은 독재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잉락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차뚜론 차이생도 “터키 상황은 국민이 군부의 정권 장악 시도를 막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걸 보여줬다”는 글을 올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한동안 앙숙 관계였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17일 직접 전화통화까지 하며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국가 운영에서 반(反)헌법적 행동과 폭력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며 오는 8월 두 정상이 직접 만나자는 약속까지 잡았다. 정상회담 시기는 8월 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이후 관계가 소원해졌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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