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원숭이, 유명 해변서 이빨 다 뽑힌 채 발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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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3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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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FFT 공식 페이스북
사진=WFFT 공식 페이스북
멸종 위기종 슬로로리스(늘보원숭이) 한 마리가 태국 코사무이의 차웽해변에서 이빨이 모조리 뽑힌 채 발견됐다고 영국 메트로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 원숭이는 이달 초 한 행인에게 발견됐으며 이후 태국야생동물재단(이하 WFFT)으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다.

최근 ‘보리스’라는 새 이름을 얻은 보리스는 발견 당시 이빨이 모조리 뽑힌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앞쪽 발목에서 골절상이 발견됐다.

WFFT는 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보리스가 발견된 차웽해변은 야생동물과 사진을 찍게 하고 돈을 버는 불법 영업이 성행하는 곳이다. 보리스 역시 ‘촬영용 소품’으로 쓰이기 위해 희생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보리스처럼 이빨이 모조리 뽑히는 것은 슬로로리스가 사람에게 잡히면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WFFT에 따르면 슬로로리스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겨드랑이에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다. 슬로로리스는 겨드랑이에서 분비되는 독을 이빨에 묻혀서 몸을 보호하는데, 사람이 이 독에 물리면 치명적인 쇼크를 당할 수도 있다.

슬로로리스를 애완동물로 밀수하거나 영업에 이용하는 업자가 슬로로리스의 날카로운 이빨을 제거해버리는 잔인한 일을 서슴지 않게 벌이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에 있는 것이다.

끝으로 이 재단은 “보리스는 이빨이 없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불법 영업을 목격하면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슬로로리스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하는 국제적 멸종 위기종 중 취약종(VU)으로 분류돼 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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