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의 신도들’ 당지도부 살해협박까지

  • 동아일보

지지자들 ‘경선불복’ 과격해져… 경선규정 변경요구 안먹히자 난동
NYT “힐러리, 당통합 새과제”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색이 짙어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사진) 지지자들이 당 지도부에 살해 협박을 하며 집단적인 과격 행동에 나섰다.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하게 경선 규정 변경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네바다 주 전당대회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이 의자를 비롯한 집기를 집어던지고 고함을 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7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국전당대회에 파견할 선거인단 선출 문제가 논의됐다. 앞서 2월 네바다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샌더스 의원이 득표율 47%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53%)에게 뒤졌지만 지지자들은 규정을 변경해 샌더스에게 최소 동일한 선거인단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로버타 랭 네바다 주 민주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샌더스 지지자들이 폭발한 것이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랭 의장에게 1000통이 넘는 항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지옥을 준비해라. (협박)전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공개적으로 처형하겠다”는 협박에 이어 “(랭 의장의) 손주들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안다”는 위협도 있었다. 랭 의장은 “가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힐러리는 분노한 샌더스 지지자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샌더스의 경선 포기를 이끌어내고 당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과 같은 정치적 논쟁이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7일 민주당 경선에서는 클린턴이 켄터키 주에서, 샌더스가 오리건 주에서 각각 승리했다. 이날까지 클린턴은 총 2294명을 확보해 매직 넘버(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수)까지 단 89명만을 남겨뒀다. 이날 켄터키 한 곳에서 경선을 치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1175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62명만 더하면 매직 넘버에 도달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샌더스#힐러리#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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