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 겨냥 “무지는 미덕이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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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反지성’ 신랄한 비판

임기 말에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학 졸업식 축사를 통해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때리기를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250주년을 맞은 뉴저지 주 럿거스대 졸업식 연사로 나서 “정치에서건 인생에서건 무지는 미덕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로 대변되는 정치적 반(反)지성주의를 비판했다.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트럼프의 선동적 연설 방식을 겨냥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모르는 것은 결코 멋진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올바름에 도전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자신이 뭔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일 뿐”이라고 일침을 놨다.

트럼프의 정치 경험 부족을 겨냥해선 미국인들이 의사나 비행기 조종사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선택하면서 “공직 생활과 관련해선 왜 갑자기 ‘과거에 이 일을 안 해본 사람을 원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서도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서로 연결되고 있다. 장벽을 세운다고 (이런 흐름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5만여 명의 청중 앞에서 45분간 연설하면서 트럼프 이름은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의 선거 구호를 겨냥해 “누군가 옛 시절이 호시절이라고 말하면 이를 곧이곧대로 들어선 안 된다”고 말하자 청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워싱턴에 있는 하워드대 졸업식 연설에서도 트럼프와 같은 인물의 정계 진출을 막기 위해선 “해시태그(소셜미디어를 통한 비판)뿐 아니라 투표(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차례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올해 대학 졸업 연설은 다음 달 2일 콜로라도 주 스프링스 공군사관학교 연설로 마무리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오바마#트럼프#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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