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華西都市報]쓰촨 판다 한국의 ‘귀요미’로 자리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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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러바오는 애교남, 암컷 아이바오는 소심녀
韓中 우의 상징, 2∼3년 뒤 ‘성년’되면 2세 기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가 지난달 중국 쓰촨(四川) 성 두장옌(都江堰)에서 온 수컷 판다 러바오(樂寶·기쁨을 주는 보물)와 암컷 아이바오(愛寶·사랑스러운 보물)를 공개했다. 두장옌은 판다 서식지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두 판다가 쓰촨에 있을 당시 아이바오가 까칠한 소심녀라면 한 살 위의 러바오는 훈내 나는 애교남이었다. 올 3월 한국에 도착한 뒤로 러바오는 체중이 3㎏, 아이바오는 4㎏ 늘었다. 이 소식은 중국의 판다 팬들에게도 가슴 뿌듯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화시두시보는 두장옌 취재를 통해 두 판다가 한국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며 한국 독자들이 궁금해 할 쓰촨 생활을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입을 빌어 소개한다.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아이바오

쓰촨 성에 있는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직원들이 3월 2일 수컷 판다 러바오와 암컷 아이바오를 이동식 우리에 옮겨 넣고있다. 한중 우호의 상징인 두 판다는 고향을 떠나 한국 에버랜드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쓰촨 성에 있는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직원들이 3월 2일 수컷 판다 러바오와 암컷 아이바오를 이동식 우리에 옮겨 넣고있다. 한중 우호의 상징인 두 판다는 고향을 떠나 한국 에버랜드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안녕하세요. 저는 쓰촨에서 온 아이바오예요. 올해로 만 2살. 러바오의 여동생이예요. 사천 고향에서는 저를 ‘화니’라고 불렀어요. 한국에 온 뒤로 아이바오라는 이름을 얻었답니다.

고향인 쓰촨에 있을 때, 저는 얌전한 성격에 소란한 걸 싫어해서 사람들이 저를 구경하는 것을 부끄러워했답니다. 관광객들은 제가 까칠하다고 여겼지만 사실 저는 겉으론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여자랍니다.

처음엔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어요. 그러나 제가 한국에서 잘 먹지 못할 것을 걱정한 에버랜드 판다월드의 삼촌, 이모들이 쓰촨에서부터 150㎏의 대나무를 가지고 와 주었답니다. 한국에 도착한 이후 저와 러바오는 이 곳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였고, 지금은 한국산 대나무도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사육사 삼촌의 말도 잘 듣고, 지금은 100% 한국산 대나무인 경남 하동군 섬진강 근처의 대나무를 먹고 있어요.

사육사 삼촌은 우리의 영양 상태를 고려해 당근과 사과, 워터우(窩頭·옥수수 콩 계란 등으로 만든 빵) 등 다양한 음식을 주신답니다. 그래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국에 온 이후 저는 살이 더 붙어서 예전보다 통통해졌답니다.

인기쟁이 ‘사람바라기’ 러바오

저는 뜨거운 여름에 태어나 올해로 만 3살이 됐어요. 제 성격도 계절을 닮아 열정적이고 애교가 많답니다. 활발하고 장난기도 많아서 나무에 오르거나 물구나무 서는 것이 제일 잘하는 특기랍니다.

사천 고향에 있을 때, 제 이름은 ‘옌신’이였어요. 한국에 와서 러바오라는 이름을 얻었지요. 저는 칭청산(靑城山) 아래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두장옌 기지에서 자랐어요. 그 곳은 지금 같은 봄이면 경치가 그림 같이 아름답고 느티나무 꽃이 활짝 펴 향기가 가득한 곳이에요.

연구센터 사람들은 제가 손님맞이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매일 많은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었어요. 저는 사람을 만나고 같이 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관람객 앞에서 종종 재주를 부려 박수를 받곤 했어요. 제가 어릴 때 수의사 선생님 양쳰(楊乾)과 사육사 누나와 장난도 치고 가까이 지내서 그들과 헤어질 때 너무 아쉬워 끙끙 힘들어했어요.

평상시에 여동생 아이바오와 함께 사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항상 서로를 볼 수 있어요. 이따금 아이바오와 나뭇가지에 올라 서로를 보살피기도 한답니다.
두장옌 기지의 수의사 양쳰은 화시두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곳 연구센터 역시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한국에 보낸 뒤 2세를 생산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두 판다의 나이가 비슷하고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로 지냈다”며 “연인으로서 한 쌍을 이룰 수 있기를 고대한다. 사람 나이로 치면 현재 10살에서 12살의 미성년자이지만 3년 뒤면 다 자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시두스보 기자 시친링(席秦嶺)
인턴기자 양천(楊晨)
#화시두스보#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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