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인디펜던트 ‘인쇄를 멈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26일자로 종이신문 발행 중단…한때 40만 유가부수 5만부로
30년만에 온라인매체로 변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26일 종이신문 종간호 특별 표지. 사진 출처 뉴스원플레이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26일 종이신문 종간호 특별 표지. 사진 출처 뉴스원플레이스
진보 성향의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6일 마지막 종이신문을 발행했다. 전 세계 신문들이 유가 부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영국의 메이저 언론이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 인디펜던트는 그 대신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인디펜던트는 마지막 종이신문인 26일자에 빨간색 고딕체로 ‘STOP PRESS’(인쇄를 멈추다)라는 문구를 흰색 바탕에 적어 넣은 특별 표지를 추가해 발행했다. 마지막 종이신문의 1면 기사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압둘라 전 사우디 국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특종 보도였다. 이날 온라인판에는 1986년 발행된 첫 호 신문을 펼쳐 들고 있는 기자들의 사진과 함께 ‘30년의 전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인디펜던트는 사설에서 “오늘 윤전기는 멈췄고, 잉크는 마르고, 종이는 더이상 접히지 않을 것”이라며 “한 장이 끝나면 새로운 장이 열린다. 인디펜던트의 정신을 계속 꽃피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디펜던트는 1986년 ‘소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논조’를 표방하며 기자들을 중심으로 창간됐다. 더타임스(1785년 창간), 가디언(1821년), 데일리메일(1896년) 등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쟁 일간지와 비교할 때 역사는 짧지만 유료 부수가 한때 40만 부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종이신문 퇴조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극복하지 못해 유가 부수는 지난달 5만4000부까지 떨어졌다. 반면 온라인판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90만 명에 이른다.

경영난을 겪던 인디펜던트는 2010년 러시아의 신흥재벌 알렉산드르 레베데프에게 팔렸다. 당시 레베데프는 채무 인수 조건으로 단돈 1파운드(약 1650원)에 신문을 인수했다. 레베데프는 지난달 종이신문 포기를 선언하면서 “브랜드를 유지하고 온라인에서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계속 품질 높은 콘텐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인디펜던트#영국#일간지#마지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