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가지도자운영회의’ 호메이니 손자도 후보 탈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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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후보들 대거 제외돼… 하메네이 등 보수파 입김 세질듯

다음 달 26일 실시되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를 앞두고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후보 등록자 801명 중 약 80%를 사전 후보 심사 과정에서 걸러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탈락자 중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의 지도자이자 첫 최고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1900∼1989)의 손자 하산 호메이니(43·사진)도 포함됐다.

그는 할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일찍 차세대 리더로 거론돼 왔으며 이란의 젊은층에서 인기가 많다.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의장,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중도온건 개혁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왔다. 그러나 보수파의 거두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가문의 이름을 훼손해선 안 된다”며 하산의 정치활동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앞서 헌법수호위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총선 후보 등록자 1만2000여 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를 탈락시켰다.

두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탈락한 후보들이 대체로 중도 또는 개혁 성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16일 서방의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힘을 잃은 보수파가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대로 선거가 치러지면 보수파가 두 기관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지도자운영회의는 직접 선출된 위원 88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란 최고지도자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이란#국가지도자운영회의#개혁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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