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금융 제재에서 풀려 국제사회로 복귀하는 이란에 중국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섰다. 시 주석은 19∼23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집트를 국빈 방문한다고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외교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그동안 비(非)중동권 국가와는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 이란이 제재에서 풀려난 뒤 처음 방문하는 외국 정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으로서는 올해 첫 해외 순방에 이란을 포함시킨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이란과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이미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교역을 꾸준히 늘려 왔다. ‘지구촌의 공장’으로 엄청난 규모의 에너지와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는 중국에 석유 매장량 4위의 이란은 중요한 ‘자원외교’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이란 역시 시 주석이 주도해 설립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한 상태다.
시 주석의 이란 방문에서는 △고속도로 △고속철도 △전력 △통신 등 이란의 사회 인프라 확충과 정비 사업에 중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이란은 중국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위기 상황 때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는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특히 시 주석이 강조하는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지와 해양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중동을 잇는 길 위의 이란을 핵심 경유지로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새해 첫 국빈 방문 지역에 이란과 사우디가 포함되면서 중국이 중동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자기 목소리 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신들은 당장 시 주석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최근 발생한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및 ‘이슬람국가(IS)’로 인한 테러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도 25, 26일 이탈리아와 바티칸을 방문한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파리 테러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방문을 연기했던 그가 제재 해제 이후 해외를 순방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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