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염 깎고, 휴대전화 암호화 SW 깔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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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외로운 늑대’ 지침서 배포… 신분위장-조직운영 방법도 소개
소년병 ‘부모살해 세뇌’도 드러나

‘수염은 깎고 빨간 옷은 입지 마라. 휴대전화를 암호화하는 프로그램을 깔아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과 연계돼 있지는 않지만 언제든 테러를 저지를 수 있는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로운 늑대’를 위한 보안지침서를 영문판으로 만들어 온라인에 배포했다.

지침서는 총 64쪽 분량으로 보안의 기본 개념부터 은신처, 온라인 활동, 회합, 이동, 자금과 무기, 특수 활동 등 12개 장이다. 한때 IS가 속해 있던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아랍어로 만든 것을 번역한 것으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외로운 늑대의 ‘행동’을 부추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침서는 신분을 위장할 때 운전면허증과 여권 등 신분증의 이름은 물론이고 각종 서류의 서명까지 통일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웹브라우저로는 토르(Tor) 브라우저를, 메신저 앱으로는 ‘챗시큐어’ ‘킥’의 사용을 권했다. 또 특정 조직원이 아는 조직원의 수를 최소화해 점조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도했다.

평소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처럼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지시도 있다. 이슬람식 인사말을 자제하고 수염도 깎을 것을 권장했다. 이슬람교도들이 즐겨 사용하는 오일 향수가 아닌 서양식 알코올 향수 사용을 권하는 등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기독교인처럼 보이게 십자가를 지녀도 된다고 적었다.

학생이나 여행자처럼 보이는 수수한 옷차림이 좋으며 검정 바지에 빨강 노랑 셔츠처럼 눈에 잘 띄는 차림새는 금물이라고 못 박았다.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호텔을 선택하고 방에만 너무 오래 머물지 말라는 세세한 지시도 들어 있다.

잔혹하기로 악명이 높은 IS가 납치한 소년병을 자살폭탄 공격과 총알받이로 활용하거나 부모를 죽이도록 세뇌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12일 CNN에 따르면 IS에 붙잡혀 자살폭탄 대원 교육을 받은 나시르(가명·12)는 “IS는 소년들에게 ‘미국인과 비(非)이슬람인들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고 가르쳤다”며 “훈련을 마친 뒤 첫 임무는 이슬람을 믿지 않는 부모를 살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서 IS와 싸우고 있는 쿠르드족 자치정부 민병대의 아지즈 압둘라 하두르 사령관은 “교전 중 IS가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소년들을 앞장세우는 상황을 종종 목격하지만 우리에게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포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세뇌#is#외로운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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