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군함 36척 海上사열… 한국 13년만에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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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자위대 관함식 시범행사 가보니

15일 오후 일본 도쿄 남쪽 사가미 만에서 열린 관함식 시범행사에서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구라마(5200t)가 선단을 이끌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본행사인 18일 이 배를 타고 사열을 할 예정이다. 아래 사진은 행사에 참여한 한국형 구축함 
대조영함(4500t).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15일 오후 일본 도쿄 남쪽 사가미 만에서 열린 관함식 시범행사에서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구라마(5200t)가 선단을 이끌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본행사인 18일 이 배를 타고 사열을 할 예정이다. 아래 사진은 행사에 참여한 한국형 구축함 대조영함(4500t).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15일 오후 1시 10분. 일본 도쿄(東京) 남쪽 사가미 만 수역.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구라마(5200t)가 이끄는 선단 옆으로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대잠초계기 P-3C 3대가 나타났다. 이들이 대잠 폭탄을 투하하자 잠시 후 커다란 물보라가 치솟았다. 이어 일본이 개발한 최신형 대잠초계기 P-1 2대가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섬광탄을 연이어 발사하자 수십 개의 불꽃이 연기를 내며 낙하했다. 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풍경에 배 위에 있던 관람객 사이에서는 “와∼” 하는 탄성이 나왔다.

이날 사가미 만 수역에서는 18일 열리는 관함식의 시범행사가 열렸다. 관함식은 군함의 전투태세를 검열하는 해상 사열의식으로 일본은 3년마다 연다. 18일 행사 당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기함 구라마에서 사열을 한다.

이날 시범행사에서는 일본의 첨단무기들이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최대 규모의 호위함 이즈모(1만9500t)였다. 올해 취역해 처음 관함식에 등장한 이 배는 갑판 길이 248m, 최대 폭 38m로 헬기를 9대까지 실을 수 있다. 건조비가 약 1200억 엔(약 1조1400억 원)에 이른다. 갑판을 부분적으로 개조하면 전투기까지 이착륙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항공모함과 다를 바 없어 중국의 항모에 대항하는 전력으로 꼽힌다.

관함식에 참여한 외국 전함도 관심을 끌었다. 이번 관함식에는 13년 만에 참여하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프랑스 인도 등 5개국 함선이 참여했다. 3년 전 관함식에 미국 싱가포르 호주만 참가한 것에 비하면 참가국이 늘어난 것이다. ‘해양굴기’를 내세운 중국에 국제공조로 맞서겠다는 아베 정권의 의지가 반영됐다.

한국형 구축함인 대조영함(4500t)은 호주 인도 프랑스에 이어 4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의 참여는 5월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결정됐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찾았다는 마쓰모토 시로(松本史朗·48) 씨는 “몇 번이나 관함식을 보러 왔었는데, 한국 함선이 참여한 것은 처음 봐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2013년 2차 아베 정권이 발족한 이후 처음 개최되는 관함식이다. 지난달 안보법제가 국회를 통과한 직후 열리는 것이기도 해서 일본 정부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 36척을 포함해 40여 척의 군함과 전투기 17대, 헬리콥터 10대 등이 동원됐다. 18일 행사는 자위대 홈페이지와 주요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라이브 공연,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일본 국민의 관심도 높았다. 사전행사와 본행사를 합쳐 16만 명이 응모했는데 이는 예년의 2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인터넷에서는 탑승권 1장이 8만 엔(약 76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실제로 둘러본 행사장은 마치 축제를 방불케 했다. 관람객들은 친구, 연인,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까지 다양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배 위에서 자위대원들이 준비한 공연을 즐겼다. 일본 다른 지역에서 관함식을 보기 위해 몰린 이들로 시내 호텔은 빈방이 없었고 쇼핑센터 등도 인파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해상자위대#관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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