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 각의 거쳐 14일 발표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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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담화 아닌 日정부 ‘공식입장’… ‘식민지배’ 포함 여부 전망 엇갈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를 전후 70년 하루 전인 14일 발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교도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아베 담화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쳐 발표하는 방안이 정권 내에서 재부상했다고 전했다.

아베 담화는 12∼14일 아베 총리의 개인 담화 형식으로 발표하는 방안이 최근까지 검토됐다. 올 6월까지만 해도 각의 결정을 거치려 했으나 한국과 중국이 반발할 우려가 커지면서 개인 담화 형식으로 급선회했던 것이다. 각의 결정은 내각 전원이 만장일치로 서명해 발표하는 정부의 공식 의사표시인 만큼 아베 정권에는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아베 담화 민간인 자문기구는 6일 저녁 아베 총리에게 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14일 각의 결정을 거쳐 담화를 발표한다면 이는 두 가지 상반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먼저 최근 안보법제 강행 처리로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아베 색깔’을 뚜렷이 한 담화를 발표해 보수층의 재결집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우파 언론은 전후 50년 담화였던 무라야마(村山) 담화의 4대 키워드인 ‘식민지배’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중 아베 담화에는 ‘침략’과 ‘반성’만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침략전쟁으로 일본 국민이 피해를 본 점을 반성한다는 ‘일본은 피해자’라는 시각의 연장이다. 한국이 걸려 있는 ‘식민지배’는 포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반대의 관측도 적지 않다. 아베 총리가 각의 결정을 한다면 이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의 사전 협의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한국과 중국을 자극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라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외교 당국자는 “‘식민지배’와 ‘사죄’는 다른 용어로 대체될 수도 있다”며 “아베 총리가 4월 미 의회 연설에서 ‘참회’라는 의미의 ‘repentance’라는 단어를 쓴 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아베#담화#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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