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前관방 “위안부 강제연행, 있었던 일을 왜 없었다고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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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역사왜곡 질타 “과거사 사죄가 새 일본의 출발점”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사진) 전 일본 관방장관이 “있었던 일을 없었다고 하는 건가”라며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려는 집권 자민당을 질타했다.

30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고노 전 장관은 전날 나고야(名古屋) 시에서 강연을 갖고 1993년 고노 담화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강제연행을 인정한 자신의 발언을 자민당이 꼬투리 잡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군 위안부가 된 여성은 대체로 본인의 의사에 반해 끌려 왔다. 위안소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루에 몇 명씩 상대해야 했으며 거부도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칼을 동원해) 물리적으로 연행했는지 어떤지와 별도로 감언이설로 속이거나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데려갔다. 고노 담화를 발표한 당시 기자회견에서는 그런 넓은 뜻의 강제성을 포함한 의미에서 강제연행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여성들의 인권이 얼마나 부정됐고 얼마나 심한 일을 한 것이냐는 것”이라며 “폐를 끼친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왜 죄송하다고 말을 못하는가. 그 지점부터 새로운 일본이 가야 할 일을 찾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다른 나라에도 있었다’든가 ‘대단한 일이 아니다’는 등의 얘기를 하면 할수록 일본의 긍지는 점점 깎이고 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민당의 일부 의원은 “고노 전 장관이 고노 담화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강제연행이 있었다고 한 것이 일본의 명예를 손상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적극 반박해야 한다는 제언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28일 제출한 바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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