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국제 채권단 협상 실패…디폴트 가능성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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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14일 구제금융 협상이 또다시 실패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이날 그리스 채무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최종 협상을 시도했다. 그리스 대표단은 채권단과 연금, 세제,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 등 주요 이슈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한 새 제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EC는 “재정조치에 대한 그리스의 제안과 채권단의 요구가 대략 연간 20억유로 정도 차이가 난다”며 45분 만에 협상이 실패로 끝났다. 당초 채권단은 그리스가 모든 채무를 상환하려면 막대한 기초재정수지 흑자가 필요하다며 2016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4.5%의 흑자 달성을 요구했고 그리스는 이를 1%로 낮춰야 한다고 맞섰다.

그리스는 이달 30일까지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동시에 유로존에서 퇴출될 우려가 커졌다. 이로써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그리스의 디폴트 여부를 좌우하는 최종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정책연구센터의 다니엘 그로스 소장은 15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4¤6주 이내에 그리스 정부가 자본통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르헨티나, 키프로스의 사례처럼 대규모 인출사태(뱅크런)를 막기위해 은행 영업을 정지하는 긴급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FT는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의 협상에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더 이상 잃을 게 없기 때문”이라며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에 빌려준 1600억 유로를 떼이게 되면서 가장 큰 정치적 경제적 패배자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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